텐센트는 이미 위협이다… 3분기 실적 저조는 일시적 현상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11-16 15:31 수정일 2014-11-17 10:36 발행일 2014-11-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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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로고

중국 온라인 게임업체 텐센트의 올 3분기 게임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를 보였지만 이는 텐센트의 공격적 해외 투자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텐센트는 국내 게임업계에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국내 게임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16일 텐센트에 따르면 이 회사의 3분기 총수입은 198억위안(한화 약 3조5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지만 예상보다는 4% 낮은 수치다. 총 수입의 절반을 차지해온 게임 분야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둔 탓이다. 모바일 게임은 두 분기 연속 13%가 하락했다. 노무라 증권 애널리스트 차오왕(Chao Wang)은 “텐센트의 모바일 게임 실적 하락은 유통·배급 중심(Channel-driven)에서 콘텐츠 중심(Content-driven)으로 바뀌면서 찾아오는 결과”라고 언급했다. 주력 분야를 바꾸는 과정에서의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미다.

텐센트는 자사가 제작한 ‘QQ스피드’ ‘역전’ 등으로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해외 게임시장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2011년2월에도 게임 유저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받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에 투자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또 최근 ‘블레이드’ ‘회색도시 for Kakao’ 등의 모바일 게임으로 주목받는 네시삼십삼분에 1000억원, 지난 9월에는 ‘아이러브커피’ 제작사 파티게임즈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텐센트는 2012년 카카오(현 다음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함에 따라 그 투자가치는 50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텐센트의 과감한 투자 행보가 중국 내 게임 배급만으로는 더이상 성장할 수 없음을 깨달은 데 기인한다고 해석한다. 또 그 투자 대상이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옮겨가는 것도 새로운 국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업계 유비에스(UBS)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두 자릿수인 14.5%를 기록해 2015년에는 27%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여 제2의 게임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텐센트는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시장 모두에서 1위를 독주하고 있지만 모바일 게임 점유율은 8.7%로 다른 플랫폼보다 낮다. 또 중국의 문화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스마트TV나 스마트 셋톱박스 등 TV 게임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플랫폼이 변화하니 그에 맞는 콘텐츠 확충이 필요한 셈이다.

실제로 중국산 게임은 국내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지난 2분기 출시된 중국 슈팅게임(FPS) ‘역전’은 출시하자마자 텐센트 온라인게임 플랫폼 5~7위권에 올랐다. 1~2위를 다투는 국내 FPS 게임에도 충분한 위협이 된다는 말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중FTA까지 겹치며 텐센트의 게임기업 투자는 지금도 충분히 위협적”이라며 “국내 게임업체들이 우물 안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