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가 만든 美 '석유 거품' 2020년대 터질 것"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4-11-13 13:55 수정일 2014-11-13 16:56 발행일 2014-11-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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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노후 설비 개선에 年 9천억 달러 필요<BR>사우디 석유장관 "시장이 가격 결정"
셰일가스
미국 최대 에너지 회사인 ‘콘솔에너지(Consol Energy)’의 굴착기가 지난 2012년 4월 미국 펜실베니아 웨인스버그에서 셰일 가스를 탐사하고 있다.(AFP)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2일 세일가스 붐으로 원유 공급이 늘어나면서 유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때문에 산유 투자가 감소해 장기적으로는 공급 과잉이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이날 낸 연례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석유 거품이 2020년대에는 폭발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세계 석유 수요의 경우 지난해 하루 평균 9000만 배럴에서 2040년에는 1억400만 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IEA는 수송용 연료와 개도국의 유화 제품 수요 증가가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노후 산유 설비 개선 등을 위해 2030년대까지 한해 약 9천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셰일가스 붐이 일으키는 유가 약세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공급 과잉이 장기적으로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또 “세계 석유 수급이 (OPEC가 아닌) 상대적으로 작은 산유국들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란 점도 장기적인 불안 요소”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OPEC의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도 12일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알-나이미는 이날 멕시코 아카풀코의 석유관련 회동에 참석해 “(사우디가) 유가 전쟁에 뛰어들었다는 일각의 분석은 오해”라면서 “현실적인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 아람코가 미국에 대한 원유 공급 가격을 낮췄다는 지적에 대해 “시장 상황에 맞춰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이후 30% 이상 하락한 유가 회복을 위해 OPEC가 오는 27일 석유장관 회담에서 어떻게 움직일지는 함구했다.

블룸버그는 12일 석유 관계자 등의 최신 집계를 토대로 OPEC가 하루 평균 3025만3000배럴을 생산해 22만6400 배럴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3월에 비해 여전히 최대 산유량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OPEC의 최신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의 산유량은 지난달 6만9900 배럴이 줄어든 하루 평균 960만3000 배럴로 7개월 사이 최저를 기록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