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로 떠난 75세 故 김석분씨…장기로 새 생명 구해

대구=김장중 기자
입력일 2014-10-29 13:20 수정일 2014-10-29 13:20 발행일 2014-10-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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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 최고령 장기기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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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판정을 받은 故 김석분(75·여)씨가 지난달 23일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사진제공=경북대병원)

갑작스런 뇌출혈로 뇌사 판정을 받은 75세 노인이 자신의 장기로 새 생명을 구하고 세상을 떠났다.

故 김석분(75·사진)씨는 75세로 대구·경북지역 최고령 장기 기증자다.

29일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뇌사 판정을 받은 故 김씨의 간과 신장, 각막을 기증받아 간경변증 환자 등 3명에게 이식됐다.

최근 故 김씨는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다가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출혈 진단을 받고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해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가족들은 “고인이 평소 근검절약과 이웃을 위한 마음이 짙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장기기증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며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여러 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나눔을 실천하신 어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뜻을 전해 들은 경북대병원 장기이식센터팀은 기증자 故 김씨에 대한 장기상태를 평가하고, 간과 신장, 각막의 경우 연령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해 장기기증을 시행했다.

故 김석분씨의 간장은 간경변증으로 서울지역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에게, 신장은 말기신부전으로 투석치료를 받던 2명의 환자에게 나눠져 각각 이식됐다.

경북대병원 조장희 신장내과 교수는 “수혜자들은 현재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며 “이번 뇌사자 장기기증의 경우 기증자가 고령이라고 해 장기의 상태가 무조건 좋지 않은 것은 아니며, 고령화 사회 급속도로 진행돼 이번 뇌사 장기기증의 성공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장기기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따뜻한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애써주신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대구=김장중 기자 kj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