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올라도 통신비 안 내려가는 이유는?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10-24 18:52 수정일 2014-10-25 01:08 발행일 2014-10-2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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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갤노트4, 갤S5, 아이폰5S 등 보조금 최대 30만원 상향
약정할인 받아도 단말기 할부값 등 월 요금제 '부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 첫날<YONHAP NO-1250>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4주차,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보조금을 대폭 상향조정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통신비를 부담해야 한다. (연합)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을 대폭 상향조정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통신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T(대표 황창규)는 24일 갤럭시노트4, 갤럭시S5, G3, 아이폰5S 등 핵심 주력모델 4종에 대해 완전무한129 요금제를 적용했을 때 보조금을 상한금액인 30만원까지 올렸다고 밝혔다. 광대역 롱텀에볼루션 어드밴드스(LTE-A) 모델인 갤럭시S5와 G3 Cat, 보급형 최신모델인 그랜드2와 G3비트, 외신단말 등 KT가 취급하는 대부분 단말에 5~10만원의 보조금을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완전무한129 요금제로 갤럭시노트4를 구입하면 보조금 30만원을 받아 단말기 값으로 65만7000원을 납부하게 된다. 아이폰5S 16, 32기가바이트(GB)도 보조금 30만원을 지원받아 각각 64만6000원, 51만4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갤럭시S5 광대역 LTE-A도 25만1000원으로 보조금을 상향조정해 64만8800원에 가격이 책정됐다.

하지만 이는 가장 비싼 요금제를 선택했을 경우고, 소비자들이 대부분 선택하는 월 7만원 수준의 요금제(부가세 포함)로 했을 때는 80만원에 달하는 단말기 가격을 부담해야 한다. 사실상 정부의 압박에 대해 이통사가 생색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진다.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무제한에 한 달 데이터 사용량 5GB를 제공하는 완전무한67 요금제로 갤럭시노트4를 구입하면 보조금 15만6000원을 지원받아 80만1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G3 Cat.6는 17만3000원의 보조금을 받아 판매가가 75만1000원이다.

SK텔레콤도 지난 23일 갤럭시노트4 보조금을 22만원, 갤럭시S4 LTE-A 16GB에 30만원을 지원하는 등 보조금을 상향 조정했지만 이 역시도 높은 요금제를 선택해야만 가능하다. LTE62 요금제로 갤럭시노트4를 구입하면 보조금 13만6000원에 판매가 82만1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갤럭시S5는 74만4800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월정액 6만2000원에 2년 약정 할인을 받아도 약 3만4000원의 단말기 할부금이 붙어 월 통신비가 9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통사는 비싼 요금제를 써도 2년 약정으로 계약하면 약정 할인을 받아 요금이 더 저렴해진다고 주장한다. KT의 완전무한129 요금제 등과 같은 기존 월정액이 12만9000원인 요금제를 2년 약정으로 계약하면 월 3만원의 할인을 받아 9만9000원(부가세 비포함)만 부담하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가세나 단말기 할부 가격 등을 포함하면 월 10만원은 족히 넘어간다.

갤럭시노트4를 완전무한129 요금제로 가입해 2년 약정 계약을 하면 월 9만9000원에 단말기 할부가격 약 2만7000원만 더해도 월 부담액이 12만6000원이다.

물론 이통사는 약정 기간 중 계약을 해지했을 때 약정할인을 위약금으로 내야 했던 그간의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각종 신규 서비스를 내놨지만 ‘노예계약’이라 불리는 약정계약이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번에 소비자가 2년 약정 중도에 계약을 해지해도 위약금을 부담하지 않게끔 기본료를 아예 낮춰서 제공하는 순액요금제를 올 12월부터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정 계약을 하지 않아도 약정 할인 금액만큼을 낮춘 기본료를 제공하는 요금제다. 사실상 2년 약정을 채우는 고객에게는 특별한 혜택이 없다. KT 관계자는 “순액요금제는 완전무한 요금제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같지만 기본료가 줄어든 요금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할인금액의 위약금 지불을 면제해주는 ‘프리미엄패스’를 출시했지만 이도 요금제를 180일 이상 유지한 고객에게만 해당된다. 고객이 자기에게 맞지 않은 요금제라고 생각하더라도 최소 6개월은 유지해야 요금제를 하향 변경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프리미엄패스가 적용되는 요금제는 69요금제 이상부터만 가능하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