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신고에 "화장지 없으니 가져다 달라"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4-10-23 17:00 수정일 2014-10-23 17:03 발행일 2014-10-23 99면
인쇄아이콘
서울시민, 작년 12.8초에 한 번꼴로 119 신고
지난해 서울 시민이 12.8초에 한 번꼴로 119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상황요원들이 꼽은 황당한 신고 사례들이 눈길을 끈다.

23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황당 신고 1위는 ‘우리 아기가 지금 숨이 넘어간다’는 다급한 신고에 구급차를 출동시켰는데 알고 보니 강아지가 아팠던 사례였다.

이외에 ‘집에 쥐, 벌, 벌레가 있으니 잡아달라’, ‘건물 화장실인데 용변 후 화장지가 없으니 가져다 달라’, ‘자전거 체인이 빠졌는데 자전거와 본인을 집에 데려다 달라’는 신고 내용도 요원들을 난감하게 했다.

‘외로우니 말벗이 돼 달라’, ‘택시비가 없으니 구급차로 집에 데려다 달라’, ‘방에서 대변을 봤는데 못 움직이니 치워달라’, ‘물건을 비싸게 사서 화가 나는 데 아는 번호가 119뿐이다’, ‘지금 몇 시 몇 분이냐’고 전화한 사람도 있었다.

반면 요원들은 자살 시도자의 마음을 돌려 구조할 때를 가장 보람있는 순간으로 꼽았다.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장난전화가 2012년 이후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업무와 무관한 전화가 걸려와 다른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할 수 있으니 이런 전화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