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관련 긴급 회담...입장차만 확인, 소득 없어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10-17 14:07 수정일 2014-10-17 14:29 발행일 2014-10-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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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7시 미래부·방통위, 이통3사·제조사 CEO 모여 긴급회담
이통3사 "특단 대책 쉽지 않아"...제조사 "장려금은 보조금에 이미 포함"
최양희 장관과 최성준 위원장<YONHAP NO-0324>
최양희 미래부 장관(오른쪽)과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가진 이통3사와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사 사장단과의 간담회를 시작할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단통법 시행과 관련한 협조를 당부했다.(연합)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과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과 방송통신위원회, 이동통신3사(이통3사)·제조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모여 긴급 회담을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최양희 장관은 17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단통법의 취지와 다르게 소비자가 아닌 기업의 이익만을 위해 법이 이용된다면 정부의 입장에서 소비자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방송통신위원회 최성준 위원장도 제조사와 이통사가 소비자와 소매점을 위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최 위원장은 “국민이 제조사와 이통사에 등을 돌리면 기업과 소비자가 모두 손해를 보는 것이 될 테니 이 자리에서 지혜를 모아 소비자들과 판매점의 어려움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 달리 이날 모임에서는 원론적인 대화만 오갔을 뿐 사실상 각자의 입장만 확인하고 끝났다.

SK텔레콤 하성민 대표은 특단의 대책 마련에 대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어떤 방안을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도 “무슨 말을 하겠냐, 조금 더 지켜보자”며 즉답을 피했다.

요금 인하 계획 여부에 대해서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은 “글쎄”라며 “생각해보겠다”는 말로 끝맺었다.

자리에 참석한 국내 제조사 대표도 휴대폰 출고가와 통신요금 인하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삼성전자 이상훈 대표는 “휴대폰 출고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얼마에 사느냐가 중요하다”며 장려금 상향 조정에 대해서 “제조사가 기여하는 부분은 보조금에 포함됐다”고 답했다. 보조금 문제에 대해서는 이통사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모양새다.

지난 13일 진행된 미래부 국정감사 자리에서 여야의원 가리지 않고 단통법에 대해 “이통사 배만 불리는 법안”이라며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대해 미래부 최양희 장관과 방통위 최성준 위원장이 긴급히 이날 모입을 만들었다. 하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제조사와 이통사의 입장이 달라 (오늘)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는 것은 무리”라는 최 위원장의 말이 이날 모임의 결과를 보여줬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