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회, 호화판 유럽 연수에 월급 인상까지 '눈총'

김장중 기자
입력일 2014-10-17 07:10 수정일 2014-10-17 07:10 발행일 2014-10-16 99면
인쇄아이콘
관광성 일정 해외 연수에 20% 의정비 인상 추진
경북 포항시의회가 지역경기 침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해외 연수와 의정비 인상을 계획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7일 포항시의회 등에 따르면 이달 27일부터 8박 10일 일정으로 경제산업위와 도시건설위 소속 의원 14명과 공무원 6명이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3개국으로 해외연수를 떠난다.

경비는 1인당 400만원씩 모두 8000만원으로, 연수 일정 대부분이 영국 런던 브리게이드 식당 방문, 센 강 크루즈선 견학, 스페인 광장 견학 등 관광성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당초 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선진 지역을 둘러본 뒤 이를 시 정책에 반영키로 했다.

시의회는 특히 부족한 경비를 충당키 위해 4개 상임위 가운데 2개 상임위가 연수를 포기하고 다른 2개 상임위에 예산을 몰아주는 방법을 써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또 포항시의회는 지난 4년간 의정비가 동결됐다는 이유로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꾸려 앞으로 4년간 20% 정도 의정비 인상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의원 1명당 의정비는 연간 3700만원으로 20% 인상되면 40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식당을 운영하는 유모(37)씨는 “시민들은 장사가 안돼 가게를 접을 지를 고민하는 시점에 우리가 뽑은 시의원들이 이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세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면서 “무더기로 해외 출장과 의정비 인상을 추구하는 시의원들은 현 시점에 자정 하는 노력의 모습을 꼭 보여줘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이모(55)씨는 “시 집행부와 같이 시정을 위해 고민하고 진정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시의원들이 할 일이지, 트집이나 잡고 호화해외 연수를 가는 것이 할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이번 선진지 견학은 포항시와 시의회 정책 수립에 반영키 위한 연수로 관광성 외유는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포항=김장중 기자 kj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