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등떠밀린 이통사, 생색내기용 보조금 인상에 소비자 불만 ↑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10-08 12:07 수정일 2014-10-08 13:55 발행일 2014-10-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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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이통3사 단말기 보조금 상향조정
갤럭시노트4 3~4만원 증가 수준...저가 요금제 여전히 '불리'
휴대폰 보조금 상한선 결정 임박<YONHAP NO-1287>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일주일 째, 주요 이동통신3사는 보조금액을 상향 조정했지만 소폭 수준에 머물러 ‘생색내기용’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진다. (연합)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일제히 휴대폰 보조금을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최신 단말기보다 재고로 쌓인 구형 단말기 위주로 보조금을 올려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8일 이동통신3사는 각사 홈페이지에 휴대폰 보조금을 수정 고시했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 따라 이통사들은 일주일마다 보조금을 변경할 수 있다.

우선 SK텔레콤은 이날 T월드 다이렉트에 ‘갤럭시S5’에 보조금을 최상위 요금제인 LTE100 기준으로 지난주 대비 4만7000원 올려 공시했다. 이 제품의 지난주 휴대폰 보조금은 13만3000원이었다. ‘갤럭시S5 광대역 LTE-A’의 보조금도 지난주 13만3000원에서 18만원(LTE100 요금제 기준)으로 4만7000원 올랐다. 지난주까지 갤럭시S5와 보조금이 같았던 LG전자의 ‘G3’는 금주부터 20만원으로, ‘G프로2’는 22만7000원으로 각각 6만7000원, 9만4000원 늘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지난달 출시된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4에 대한 보조금을 지난주(11만1000원) 그대로 유지했다.

KT는 고가 요금제에 대한 지원금을 세분화하고 비례성 원칙을 도입해 높은 요금제를 쓸수록 더 많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재조정했다.

이에 따라 최상위 요금제인 ‘완전무한 129’ 요금제 기준으로 갤럭시노트4의 보조금을 8만2000원에서 16만2000원으로 늘렸다. 또한 갤럭시S5는 15만9000원에서 22만8000원, S5 광대역 LTE-A는 13만6000원에서 25만1000원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5s에 대한 보조금은 15만9000원에서 26만7000원으로 10만8000원 추가됐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갤럭시노트4에 대해서 보조금을 11만원으로 올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번 보조금 인상은 정부의 사실상의 ‘압력’에 떠밀린 모양새를 보인데다 내용도 재고로 쌓인 구형 단말기와 일부 주력 판매 기종 중심으로 돼 있어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전날 “스마트폰 출고가는 높은데 보조금이 낮다”며 이통사들을 압박한 바 있다.

실제 스마트폰 전문 사이트에는 지난 1일 첫 공시된 보조금과 이번에 상향 조정된 보조금을 비교하는 표가 돌고 있으며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이번에도 쥐꼬리”, “조삼모사, 소비자를 원숭이 취급하나”는 비아냥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고 오래된 단말기에 대해서는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단통법의 기본 취지는 이용자의 차별적인 보조금 지급을 막자는 것인데 앞으로의 경쟁은 서비스 중심으로 가지만 보조금 경쟁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