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다시 앉은 이건희 회장

최상진 기자
입력일 2014-10-01 13:55 수정일 2014-10-01 19:49 발행일 2014-10-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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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연합)

“이건희 회장의 병세가 상당히 호전된 것은 사실이다. 이밖에 구체적인 치료 방법이나 상황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1일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 후 “이건희 회장의 병세가 호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밖에 구체적인 치료 방법이나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올 수 있어 구체적인 발언은 피하는 게 낫다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이 회장이 주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앉아 있거나 병실 안에서 짧지만 이동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내용이지만, 삼성 측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현재 건강상태와 치료법에 대해서는 삼성과 삼성의료원 모두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로 공식적인 발표 외에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임직원들은 이 회장의 회복 소식에 “큰 짐을 덜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이 회장의 회복세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이 쓰러진 직후인 2분기 영업이익이 어닝쇼크(실적충격) 수준으로 하락했고, 당장 3분기 영업이익도 증권가에서 4조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면서 이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회장의 ‘휠체어 이동설’은 지난달 초 그룹 안팎에서 처음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27일에는 삼성의료원이 브리핑을 통해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호전됐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황은 아니지만 눈을 마주치고 손발 등을 움직이는 등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10일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순천향대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삼성의료원에서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140일이 넘는 입원기간 동안 위독설과 사망설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삼성 측은 해당 루머들을 일축했다.

1987년 취임 후 매출규모를 300배 이상 성장시키며 ‘삼성의 얼굴’로 자리잡아온 이 회장의 리더십은 그룹 내에서 절대적이다. 존재만으로도 직원들의 긴장과 충성심을 이끌어내는 만큼 그룹 내부에서는 이 회장의 회복을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

한편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님이 건재했을 때도 삼성그룹은 계열사별로 책임경영을 해왔다. 회장님이 지난 5월 쓰러진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계열사에 주요 정책 결정을 맡기고 (이재용) 부회장님이 직접 챙겨야 할 사항만 직접 들여다보는 정도다. 그룹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은 전혀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변의 삼성의 위기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이 5개월 넘게 입원 중인 상황에서 ‘시스템의 삼성’을 수차례 거론했다. 이 회장이 건강 문제로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그룹의 경영활동은 아무런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재계관계자는 “삼성은 곧 이건희 회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과 같은 비상경영 상황에서 이 회장의 부재는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