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이건희, 고마 인나그라 ”

이상준 산업·IT부장 기자
입력일 2014-09-22 16:00 수정일 2014-10-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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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국장
이상준 산업·IT부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나는 아니 우리는 앞으로 다시는 들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고인이 되신 이병철 창업주가 삼성이라는 이름의 자긍심과 부를 자식들에게 물려 줄때의 그 고민과 번뇌는 그 누가 알 것인가 마는 결국 이건희 회장이 물려받았다. 하지만 세간의 이목은 “이건희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들 뿐이었다.

이런 우려를 비웃기나 하듯이 이건희 회장은 1993년 ‘신경영’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통해 삼성그룹의 혁신을 시작하여 삼성전자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며 갖가지 기록들을 갱신했다. 지금까지도 삼성전자는 일취월장하고 있다.
그러나 왕성하게 활동하던 이 회장이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드러눕게 되면서 그가 누구였는지 망각의 세월 속에 같이 흘러가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안타까움을 표할 수 밖에 없다.
잊혀지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렇다고 어찌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에 국내 언론은  이 같은 우려 탓인지는 몰라도 후계구도 가시화, 체제 구축 등 포스트 이건희로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집중조명으로만 가득 채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기업(그룹) 구조조정까지 연계시켜 ‘설레발’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건희 회장의 경영성과에 밝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면도 있다. 그래서 인지 1997년에 발간된 이건희 회장의 자서전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책이 새삼 떠오르는 것이다.
이 회장은 변화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어 보자”라고 말했다고 스스로 고백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기회는 스스로 준비하는 사람에게 주어지고 미래의 운명은 개척하는 사람에게 열리는 것. 기회는 예고없이 누구에게나 찾아 오지만 미리 준비된 사람만이 성공으로 이끌 수 있으며, 한 번 지나간 기회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변해야 살아 남는다’, ‘벽을 넘어서’, ‘열린 디지털 사회를 위하여’라는 커다란 주제를 던지고 ‘리더의 덕목’, ‘먼저 숲을 보자’, ‘원점에서 생각하자’, ‘진짜 위기는 자만’ 등의 자신의 생각들을 소소하게 부연했다.
이건희 회장이 집필한 이 책이 2000년도 되기 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사회를 바라보고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현 시대의 삶을 반영하고 있는 듯 하며 그의 눈 빛 속에는 세계가 다 들어있어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필자도 “이건희의 눈 되어보기”를 연습하고 통찰력과 결단력을 가지고 싶다. 
이렇게 그의 존재의 가치를 자서전 일부에서 찾지 않도록 힘들고 힘든 병마 속이 아니라 ‘한국경제가 불안…’, ‘기업하기 힘든…’이라는 세간의 우려가 많은 지금.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지긋이 우리를 바라보며 미래를 말하는 그의 건강한 모습을 기대한다.
이건희! 지금은 삼성을 아니 대한민국을 등질때가 아니단 말이다.
이상준 산업·IT부장 bm21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