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서 사물인터넷으로…IT 공룡 기업들이 변신한다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09-25 13:48 수정일 2014-09-25 19:56 발행일 2014-09-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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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유럽시장서 PC사업 철수…마이크로소프트·LG전자와 사물인터넷 분야 MOU 체결
PC판매량 2013년부터 하락세…클라우드 플랫폼·사물인터넷 등 '차세대 IT 먹거리 산업'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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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굵직한 IT회사들이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서 조금씩 손을 털고 있다. 모바일과 태블릿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스마트기기 사용자들이 축적하는 데이터를 이용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유럽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B2C) 노트북PC 사업을 철수키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PC사업은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시장에서 구글 크롬북과 중저가 ‘아티브’ 브랜드 노트북 제품의 신규 출시를 하지 않고, 최고급 노트북과 태블릿PC 중심으로 나갈 예정”이라 말했다. 유럽의 PC시장이 침체되고 있고 PC의 자리를 태블릿PC가 채워나가는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미 태블릿PC 시장은 노트북 시장을 넘어서고 있다. 2013년 전 세계 태블릿PC 출하량은 2억2550만대로 노트북의 1억8200만대보다 높다.

최근 삼성전자는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에 태블릿 그룹을 신설하기도 했다.

PC시대를 이끌어온 MS의 행보도 달라지고 있다.

MS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는 한국을 전격 방문해 LG전자와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는 앞서 지난 24일 MS의 개발자 컨퍼런스인 ‘테크데이즈 코리아 2014’ 기조연설에서도 “MS는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라고 일변 강조했다.

이날 LG전자 구본준 부회장과 MS CEO 사티아 나델라는 사물인터넷 분야에 대한 포괄적 협력 내용을 담은 MOU를 체결했다. 향후 LG전자는 가전·모바일 기기의 기술력을, MS는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스마트기기 사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그 안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수는 무궁무진하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내년 말까지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25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내년 세계 인구 추정치 72억명 중 34.7%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다.

사물인터넷 시장이 5년 내 19조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사물인터넷 환경 하에서 기기들이 주고받은 정보는 차세대 먹거리 시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MS는 클라우드 서비스 시스템인 ‘애져(Azure)’, 데이터 센터 건립 등 사물인터넷과 관련된 플랫폼을 구축해가고 있다.

MS가 PC시장을 접고 있는 이유는 PC시장이 사양 산업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 세계 올 PC 판매량이 연 3억만대 미만으로 내려앉았다고 발표했다. 1999년에 처음으로 1억만대 이상 판매량을 넘어선 뒤 2012년 3억1510만대로 정점을 찍었다가 작년에는 2억9590만대로 떨어졌다. IDC에 따르면 PC시장이 2014년 6.1%, 2015년 0.8% 감소를 보이다 2018년에는 0.2%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노키아는 휴대전화 사업에서 밀려나 네트워크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노키아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리면서 사업방향을 바꿨지만 일단 새로 진입한 분야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 2분기 MS에 모바일 사업을 넘기고 나서도 2억8400만 유로(약 3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시장 예상치인 1억9700만 유로를 훌쩍 넘은 수치다.

노키아 관계자는 “모바일 부문 매각으로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갖춘 만큼 사물인터넷 시장의 기술 선두주자로 나설 예정”이라 말했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