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생 70% “가게에서 쉽게 담배 샀어요”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4-09-24 10:22 수정일 2014-09-24 12:49 발행일 2014-09-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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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중학교 3학년(만15세) 학생들조차 마음만 먹으면 편의점 등 가게에서 쉽게 담배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높은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려면, 담뱃값 인상뿐 아니라 소매점의 청소년 상대 담배 판매에 대한 단속·처벌을 강화하고 학생들을 유혹하는 소매점 담배 광고도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4일 질병관리본부의 ‘2013년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중 담배 구매를 시도한 적이 있는 7435명에게 “최근 한 달동안 편의점·가게 등에서 별 노력없이 쉽게 담배를 살 수 있었나”라고 묻자 무려 76.5%가 “그렇다”고 답했다.

학년별로 ‘담배 구매가 쉬웠다’는 답변율은 △중1학년 33.9% △중2학년 59.2% △ 중3학년 67% △ 고1학년 79% △ 고2학년 81.8% △고3학년 87.6%로 집계됐다. 중학교 3학년생 정도만 돼도 10명 중 7명은 별 제재없이 소매점에서 담배를 살 수 있고, 고등학교 고학년에 이르면 거의 담배 구매에 ‘실패’하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학년에 따라 32.7(중1)~87.6(고3)% 분포인데 비해 여성은 51.6(중1)~92.5(고3)%로 오히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담배 사기가 더 수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게 술이나 담배를 판매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과 함께 2개월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가 청소년들의 담배 구입경로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벌이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신고가 접수되지 않는 한 일일이 불법 판매 여부를 적발하기가 어렵다”며 “미국 등 해외에서는 ‘함정 단속’ 수법까지 동원해 보다 강하게 청소년 상대 담배 판매를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