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에도 중국발 '황사바람' 거세다

지봉철 기자
입력일 2014-09-03 07:30 수정일 2014-09-03 13:46 발행일 2014-09-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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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시장에 중국발 황사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중국의 대형 인터넷·게임업체들이 국내 게임업체에 대한 전략적 지분투자를 통해 영토확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텐센트는 모바일게임사 파티게임즈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방식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텐센트는 20%의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아이러브커피’로 유명한 파티게임즈는 지난해 270억원의 매출을 거둔 주요 신생 모바일게임사 중 하나로 지난 7월엔 코스닥 예비상장을 통과했다. 앞서 텐센트는 지난 3월 CJ E&M의 자회사 CJ게임즈에 약 5300억원을 투자, 이 회사의 지분 28% 취득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지난해에도 NSE엔터테인먼트(40억원), 리로디드스튜디오(54억9500만원), 레드덕(15억원), 탑픽(20억2000만원) 등이 텐센트가 출자한 캡스톤파트너스를 통해 지분투자를 받았다. 특히 텐센트는 현재 카카오의 2대 주주로, 다음달 통합예정인 다음카카오의 지분 9.9%를 보유하게 돼 국내 모바일·인터넷 생태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도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사인 네시삼십삼분 등과 제휴를 맺고 국내 3~4개 게임업체를 은밀히 접촉해 투자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1~2개 업체는 지분투자를 위한 최종 협상만 남겨두고 있어, 이르면 3분기내에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곤 한국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사무국장은 “국내 게임회사들이 정부의 각종 규제로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 보니 중국 기업의 제의가 들어오면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며 “중국 업체 입장에서는 국내 게임사의 투자로 게임판권을 손쉽게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게임시장에 이처럼 중국 자본이 몰리면서 일각에서는 게임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기술과 인력이 중국 자본에 넘어갈 경우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청소년의 심야시간 게임이용을 규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도 등 최근 5년간 계속된 정부의 규제로 어렵게 회사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며 “우선 국내 게임산업이 공동화되지 않게 정부의 게임업계의 규제를 종합적으로 재검토하고 건강한 게임 문화를 만들기 위한 합리적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지봉철 기자 eisenpo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