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막힌 석유제품, 덤핑으로 국제시장 내몰려

최상진 기자
입력일 2014-08-01 17:23 수정일 2014-08-01 19:00 발행일 2014-08-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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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석유거래시장에 덤핑으로 넘어가는 국산 석유제품이 많아져 정유업계의 주름이 늘어가고 있다.

1일 한국석유공사와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1월부터 6월까지 경유·휘발유·윤활유·항공유 등 국산 석유제품의 수출실적이 주요 수입국을 상대로 일제히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석유제품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약 3조4374억5097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6.9% 줄었다. 일본도 20.2% 감소한 약 3조303억5036만원에 그쳤고, 미국과 대만은 각각 28.9%와 37.4% 떨어진 1조4051억6107만원, 8605억3984만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이를 중국의 자체 석유정제설비 증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등 제체공급력 확대에 따른 여파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2012년 하루 1154만7000배럴의 정제능력을 갖춰 자국 내 석유 소비량을 뛰어넘었고, 2017년까지 130만 배럴을 추가 생산할 계획이다. 국산 석유제품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정제능력 확대가 석유수입 감소와 아시아 시장 내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북미권은 셰일가스와 오일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2018년까지 자국내 셰일가스와 오일 생산량을 작년보다 21% 확장할 계획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기술적으로 채취 가능한 전 세계의 셰일오일 자원량을 2011년 32억 배럴에서 2013년 3천50억 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갈곳을 잃은 국산 석유제품들은 국제석유시장으로 흐르고 있다. 국제석유시장이 있는 싱가포르와 ARA거래소를 둔 네덜란드의 올 상반기 한국산 석유제품 수입액은 약 6조6647억1823만원, 1조1790억2651만원으로 작년보다 36.9%와 126.3%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물량을 수출하더라도 국제 중개시장으로 물량이 넘어갈 경우 업계의 수익은 줄어든다.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이윤이 많이 남는 개별 거래처를 찾기 어렵고, 제품을 쌓아두면 물류비용이 추가돼 중개시장에 덤핑으로라도 넘길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유가 보조금은 10~20% 축소함에 따라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해 하반기에는 수출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