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회장 "어산지·스노든 같은 인물 더 많아질 것"

연합뉴스 기자
입력일 2014-07-30 09:06 수정일 2014-08-05 10:50 발행일 2014-07-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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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최근 국내에 출간된 ‘새로운 디지털 시대’(알키 펴냄) 개정 증보판에서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는 민감한 정보를 대량 수집해 폭로하고 순식간에 세계로 퍼뜨리는 능력이 점점 더 커진다”며 “줄리언 어산지와 에드워드 스노든 같은 사람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산지는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이며,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정보수집 활동을 폭로한 인물이다.

‘새로운 디지털 시대’는 슈미트 회장이 구글의 싱크탱크 ‘구글 아이디어’ 소장인 제러드 코언과 함께 쓴 책으로 지난해 출간돼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개정판은 초판 출간 이후 달라진 상황을 반영했고 새로운 내용을 50여 쪽에 걸쳐 실었다.

슈미트 회장은 “오늘날의 정부 규모와 복잡성을 감안해봤을 때 대량 폭로를 막기에는 엄청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현재의 관료주의가 대량 폭로를 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스노든이 문건을 폭로한 직후 시민들의 자유를 지켜준 전력이 별로 없었던 러시아로 임시 망명한 사실은 아이러니하기 짝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는 각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지키는 데 개인적, 집단적으로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우리는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사생활을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슈미트 회장과 코언 소장은 향후 10년 동안 우리 모두가 접하게 될 중대한 사안으로 ‘데이터의 영구화’를 꼽았다.

북투어(Book tour)를 다니는 동안에도 아이들의 온라인 평판 보호 문제를 걱정하는 초보 부모들로부터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데이터의 영구화는 디지털 시대의 중요한 특징이다. 오늘 우리가 하는 일이 기록되고, 만기가 없이 저장되며, 지울 수 없다는 사실을 뒤집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터넷이 기술적인 도구 수준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자명하다”는 말로 디지털 시대의 현 주소를 설명하고 재미있는 통계를 인용했다.

유튜브에는 1분마다 100시간 상당의 동영상이 올라오고, 사람들은 매달 60억 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시청하며, 하루에 230억 개의 문자메시지가 전송된다. 칫솔을 갖고 있는 사람들보다 휴대전화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고, 인도에는 화장실보다 휴대전화 숫자가 더 많다.

두 사람은 2012년 북한을 방문했던 얘기도 자세히 전했다.

“우리는 북한의 정부관리들에게 북한이 자유롭게 개방된 인터넷이 주는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탓에 고생하고 있다는 점, 연결성이 초고속 경제성장의 길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주장이 얼마나 통했는지는 확신하지 못하겠다.”

슈미트 회장은 “북한의 개방 시기가 언제쯤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 그것이 실현되리라 믿는다. 인간은 새로운 연결도구들을 확보한 이상 그것이 삶에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절대 그것을 빼앗기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