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끝내 민주당 탈당…야권 분열 본격 ‘신호탄’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4-01-11 15:09 수정일 2024-01-11 15:09 발행일 2024-01-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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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정당·방탄 정단 변질…‘수박’으로 모멸·공격받아”
신당 창당 속도…앞서 탈당한 비명계 3인방 합류 전망
이낙연, 민주당 탈당<YONHAP NO-3197>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소속으로 5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한 만큼 정치적 영향력인 큰 인사다. 이에 이 전 대표 탈당으로 본격적인 야권 분열의 신호탄이 쏘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겠다”며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나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수박’으로 모멸 받고 공격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해 총선에 도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또 “극한의 진영 대결을 뛰어넘어 국가과제를 해결하고 국민생활을 돕도록 견인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며 전날(10일) 탈당한 비명(이재명)계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무능하고 부패한 거대 양당이 진영의 사활을 걸고, 극한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 독점 정치 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며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 4월 총선이 그 출발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꼭 구현하려 한다”며 “정권이 검찰의 칼로 세상을 겁박하고, 다수당의 의석수로 방탄하고, 대통령은 거부권으로 방탄하는 현실을 바로 잡자”고 역설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표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를 이 대표가 거부하자 “제 갈 길을 가겠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