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 급브레이크…'스몰텐트' 구상 쉽지 않을 듯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12-17 15:02 수정일 2023-12-17 15:06 발행일 2023-12-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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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지지자들에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 지켜달라”
당내 비명계  ‘원칙과상식’ 의원들도 거리두고 부정적 입장
금태섭·양향자와 규합 의사 내비쳤지만…지지 여론 좋지 않아
이낙연 전 총리, 삼육대 특강<YONHAP NO-3840>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에서 ‘청년, 정치리더와 현대사회의 미래 바라보기’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시동을 걸었지만, 반대 목소리와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실제 창당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 전 대표 신당에 반대하며 창당 중단을 요청하는 서명에 민주당 의원 최소 6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명은 강득구, 강준현, 이소영 의원 등이 주도했다.

앞서 당내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당대표와 민주정부의 총리까지 역임하신 이 전 대표께서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함께 했던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를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비명(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당내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거리 두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원욱, 조응천 의원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창당 행보를 두고 “당황스럽고, 혼자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막 이렇게 질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좀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영찬 의원 역시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다. 왜 이렇게 서두르느냐고 얘기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총선 때 해남·완도·진도 선거구에 출마하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전 대표를 겨냥하고 “그 길을 가 본 경혐자 선배가 드리는 충언”이라며 “10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날 그 길은 가지 마라”고 했다. 광주 북구갑에 지역구를 둔 조오섭 의원도 “이 전 대표 신당 창당은 윤석열 정권을 이롭게 할 뿐만 아니라 윤 정권을 심판하라는 민의를 저버리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여론은 좋지 않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이낙연 신당’ 지지 여론은 7.9%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표의 중도·진보 진영의 스몰텐트 구상도 멀어지게 됐다. 그는 최근 금태섭 전 의원·양향자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거듭 강조, “뜻을 모을 수 있겠다는 여지를 발견했다”며 3지대 ‘스몰텐트’ 구상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민주당을 비롯해 호남, 유권자들의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런 구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