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여야 "국민통합 정신 계승" 한목소리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11-22 17:38 수정일 2023-11-22 17:45 발행일 2023-11-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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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오랜 권위주의 잔재 청산…올바르게 승계할 것"
홍익표 "경제와 민생 돌보는 데 혼신의 힘 다할 것"
김덕룡, 정치권 향해 "민주주의 위해 제 일 하고 있는가"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YONHAP NO-2963>
22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렁 서거 8주기 추모식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부터)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과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

여야 지도부는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맞아 한목소리로 김 전 대통령의 ‘국민통합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옛 상도동·동교동계 원로 등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8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추모사에서 “김영삼 대통령은 신군부 시대 끊임없는 탄압과 핍박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소신으로 목숨을 건 싸움을 계속했다”며 “자유와 민주를 위해 온몸을 내던져 가며 불의에 항거한 김 전 대통령의 결기와 의지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금자탑 같은 교훈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으로 오랜 권위주의의 잔재를 청산했다”며 “하나회 청산, 금융실명제·부동산 실명제 도입 등도 하나하나가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사안이었다”고 업적을 기렸다.

또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이 온다고 외치던 그 결기와 오직 한 길의 애국 애민 충정으로 국가와 나라를 위해 옳은 일이라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돌파해 나가고자 했던 김 전 대통령의 신념은 책임 있는 지도자의 표상이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갈등이 아닌 통합의 민주화,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하는 민주화가 바로 김영삼 정신이라고 믿는다”며 “국민의힘은 그 뿌리를 올바르게 승계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치열했던 김 전 대통령의 삶과 정신을 잊지 않겠다”며 “국민만 바라보며 국민이 바라는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8년 전 김 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날 때 매운 추운 날이 후배 정치인에게 주는 매서운 교훈 같았다”며 “김 전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서도 민주주의와 국민을 훈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무너진 국가 기강을 다시 세우고 자유롭게 성숙한 민주사회로 나아가며, 인간으로 나가야 할 존엄과 자유를 찾는데 헌신했다”며 “이 모두는 평생 민주주의를 외쳤던 민주운동가 김영삼이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 전 대통령께선 ‘정치가 없는 곳에 민주주의가 없다’고 말씀하셨다”며 “정치가 미래가 아닌 과거를 향하는지, 지금 정치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지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며 경제와 민생을 돌보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더 큰 힘으로 대한민국을 만들어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덕룡 추모위원장은 “문민 정부 수립 30년, 민주화 30년을 경과하는 오늘 과연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어디에 서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건강한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는제대로 돌아가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치권을 향해 “이 자리에 참석한 우리 모두가 역사와 김 전 대통령이 묻고 있는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며 “오늘 내가 서있는 이 자리에서 내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제 일을 하고 있는가. 과연 역사와 국민 앞에 떳떳할 수 있는지 성찰하고 새삼스럽게 가다듬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안철수·송석준·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또 권노갑·김덕룡·김무성·정대철·정병국·한광옥 전 의원 등 옛 상도동·동교동계 원로들도 자리했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