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롯데 제치고 재계 5위로…쿠팡 등 외국 국적 총수 논란은 여전

곽진성 기자
입력일 2023-04-25 15:06 수정일 2023-04-25 15:07 발행일 2023-04-26 4면
인쇄아이콘
‘2023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 발표
공시집단 82개, 기업집단 계열사 3076개…계열사 집계 후 첫 3000개 경신
2022060901010003994
공정거래위원회 푯말(사진=브릿지경제 DB)

포스코가 국내 5대 그룹으로 꼽히던 롯데를 제치고 자산 기준 재계 5위로 올라섰다. 올해 대기업집단은 82개로 증가했고, 기업집단에 속하는 계열사는 3000개를 넘어섰다. 이중 DL은 동일인(총수)이 변경됐으며, 쿠팡은 총수 없는 기업 지위를 유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내달 1일 자로 지정되는 자산 5조원이상(지난해 말 기준)의 공시집단은 82개로 지난해보다 6개 증가했다. 이들 집단 소속 회사는 3076개로 지난해 대비 190개 늘어 집계 이후 사상 처음으로 3000개를 넘어섰다.

자산 상위 5대 그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순이었다. 지난 2010년부터 5위를 지켰던 롯데는 포스코에 자리를 내주고 6위로 밀려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포스코는 물적 분할 이후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포스코 주식 가치 약 30조원이 자산으로 추가 산정돼 자산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신규 지정 공시집단은 LX,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CU편의점) 등 8개다. 2차전지 소재 등을 생산하는 에코프로그룹과 전기자동차용 방진 부품 등을 생산하는 DN그룹의 약진이 돋보인다. 이들은 각각 자산이 지난해에 비해 59%, 76% 상승했다. 반면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일진 2곳은 올해 공시집단에서 빠졌다.

82개 공시집단 중 자산이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은 48개며, 그 소속 회사는 2069개다. 지난해보다 상출집단은 1개, 소속회사는 61개 늘었다.

쿠팡은 매출·투자 등이 증가해 공시집단에서 상출집단으로 전환됐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고객 예치금 등이 줄어 상출집단에서 공시집단으로 바뀌었다.

공시집단은 공시 의무·사익편취 금지 규제 등을 받는다. 상출집단은 공시집단이 받는 규제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규제를 받는다.

동일인이 변경된 곳도 있었다. DL은 동일인(총수)이 이준용 명예회장에서 그의 아들인 이해욱 회장으로 변경됐다. 미국국적의 동일인 지정여부를 두고 논란이 된 쿠팡의 경우, 미국 국적의 쿠팡Inc 이사회 김범석 의장이 공시 의무 등이 부과되는 대규모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했다.

외국 국적의 의장을 총수로 지정하는 문제는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으로 파악된다.

한편 공정위는 올해 처음으로 기업집단 동일인·배우자·동일인 2세의 국적 현황을 조사했다. 이 결과 OCI 총수인 이우현 부회장이 미국인으로 나타났다. 배우자가 외국 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7개, 동일인 2세가 외국 국적이나 이중 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롯데 등 16개(31명)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국계 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이 등장했고 외국 국적의 동일인 2세 등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외국인 동일인 지정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다만 통상 마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충분히 협의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곽진성 기자 p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