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라떼] 민주, ‘전대 돈봉투 의혹’ 일파만파… 전직 여야 “이유 막론하고 있어서는 안 될일”

정재호 기자
입력일 2023-04-22 09:02 수정일 2023-04-22 09:04 발행일 2023-04-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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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늦은 감 있지만 좋지 않은 관행 이제 끊고 가야 될 때”
이목희 “이 사건과 관계된 사람들 그에 따른 상응한 책임져야”
김형주 “제2창당 준하는 자기 혁신 있어야 극복 가능해”
'전대 돈 봉투 의혹' 관련 사과하는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연합)

“나 때는 말이야” 사람들이 현재를 지난날과 비교하며 지적할 때 자주 붙이는 말이다. 이를 온라인상에서는 ‘나 때’와 발음이 유사한 ‘라떼’라고 부른다. 브릿지경제신문은 매주 현 21대 국회 최대 현안에 관해 지금은 국회 밖에 있는 전직 의원들의 훈수, 라떼를 묻는다. 여권에선 국민의힘의 김재경 전 의원,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목희·김형주 전 의원이 나섰다.더불어민주당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지편서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당 전반으로 확산 중인 검찰발 사법 리스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형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일각에서는 관련자들의 자진 탈당 요구마저 분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파장이 당내 역학 구도와 맞물려 고질적인 계파 갈등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지난 18일 비명(이재명)계 의원들은 불법 정치자금 정황이 담긴 녹취록에 등장한 윤관석 의원은 물론 당시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거론했다.

반면, 지도부를 비롯한 친명(이재명)계는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며 일각의 자진 탈당 혹은 출당 조치 요구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전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인 데 이어 직접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한 만큼 일단 사태를 지켜보자는 취지로 읽힌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드러났을 때 (의혹 연루자들의) 자진 탈당을 당이 요구한 경우는 있었다”며 “이번 사건도 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면 지도부로선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송 전 대표가 과거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의 탈당을 권고했던 것을 언급, “당시에도 여러 조사에 의해서 그 내용이 확정된 이후에 당이 그런 요구를 했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의혹은) 전당대회 경선 캠프에서 있었던 일인 만큼 송 전 대표는 이 사안에 무한책임을 진 분”이라며 “조기에 귀국해서 이 문제를 책임 있게 매듭짓겠다는 입장 표명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재경 전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여러 원로들이 언급했지만 예전에 좋지 않은 하나의 관행을 이제 끊고 가야 될 때인데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이전에 우리 당의 경우도 그로 인한 파장이 상당히 크고 후폭풍이 거셌다. 그런데 최근 야당에서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한편으로는 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돈 봉투 의혹으로 향후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재 점화할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해선 “민주당 내 서로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이 있어 교통정리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지도부도 명분이 약해 향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목희 전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정확한 진상이 아직 다 밝혀지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상황으로도 심각하다고 본다”며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고 이 사건과 관계된 사람들은 그에 따른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당내 계파 갈등이 재 점화할 수 있다는 것과 관련해선 “지금 이 사태를 놓고 친명과 비명의 생각이 다르면 안 된다고 본다”며 “계파에 상관없이 이 문제를 신속하게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하고 해결하는 것이 민주당 전체에 최선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형주 전 의원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과거 열린우리당도 호화당사를 버리고 폐청과물공판장 당사로 이전했었다. 그런 정도의 극약 처방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당내 계파 갈등이 재 점화할 수 있다는 것과 관련해선 “당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기 때문에 계파 전쟁할 때가 아니다”라며 “제2창당에 준하는 혁신이 계파를 뛰어넘어 있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