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BTS 키운 아미, “팬을 자판기로 아나”… 하이브 상술에 뿔났다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22-01-06 18:30 수정일 2022-07-22 09:26 발행일 2022-01-07 11면
인쇄아이콘
[별별 Tallk] BTS 소속사 하이브 '불통 굿즈' 논란
0003663976_001_20220104071101082
사진=위버스샵 캡처
월드스타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의 든든한 지원군인 팬클럽 아미(ARMY)가 소속사 하이브에 단단히 뿔이 났다. 최근 하이브가 방탄소년단 등 소속 가수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지나치게 고가 정책을 펼쳤다는 이유에서다. 
하이브는 4일 팬 커뮤니티 위버스샵을 통해 멤버 진이 제작과정에 참여한 잠옷을 출시했다. 타이니탄(방탄소년단 캐릭터)의 진 캐릭터를 천사와 악마 버전으로 내놓은 이 잠옷의 가격은 11만 9000원. 함께 판매한 베개는 6만 9000원이다. 제품은 출시 즉시 품절됐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잠옷이 지나치게 고가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크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한 것도 아닌데 단지 아티스트가 개발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10만원이 넘는 가격은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다.
22010613

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자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멤버 진도 위버스를 통해 “잠옷 좋은 소재 써 달라고 했지만 무슨 가격이…나도 놀랐네”라며 가격 책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앞서 제품 홍보 ‘메이킹 영상’에서는 “80% 정도 아이디어를 냈다. 제가 잠옷을 입을 때 주머니가 없어서 불편했다. 이런 점을 개선해 주머니에 충분히 휴대전화도 넣을 수 있게 노력했다”고 홍보한 바 있다. 

문제는 ‘잠옷’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이브는 지난해 사업 다각화를 선포하며 웹툰, 웹소설, 애니메이션 진출 등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어 교재, MD(굿즈), 캐릭터 상품과 잠옷과 같은 ‘아티스트 메이드 컬렉션’ 등도 포함된다. 
이 일환으로 오는 15일 공개되는 BTS웹툰 ‘세븐 페이츠: 착호’(7 Fates: CHAKHO)의 사전 이벤트물인 ‘슈퍼캐스팅: BTS’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슈퍼캐스팅:BTS’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한 ‘세븐 페이츠: 착호’의 티저물이다. 

홍보를 위해 각 멤버별 화보 사진을 웹툰과 합성했지만 팬들은 “성의없다”며 2점대의 낮은 평점을 던졌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자신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웹툰 제작에 계속 반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반응은 더욱 싸늘하다. 

[네이버웹툰_이미지] ‘슈퍼캐스팅 BTS’
네이버 웹툰 ‘슈퍼캐스팅:BTS’의 디지털옥외광고 (사진제공=네이버웹툰)
팬들은 “멤버들이 1년 동안 반대했다는데 강행한 사람 누구인가요?” “방탄소년단이 왜 이렇게 반대했는지 알겠다” “화보집을 웹툰이라고 하는 것은 팬 기만 아닌가”라고 혹평했다. 
블록체인 업체 두나무와 합작 법인을 설립한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역시 팬들 사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NFT 발행을 위한 암호화폐 채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환경이 파괴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유엔 총회 연설에서 기후 행동주의를 강조한 방탄소년단의 최근 메시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선 ‘#BoycottHybeNFT(하이브 NFT 보이콧)’ ‘#ARMYsAgainstNFT(아미는 NFT에 반대한다)’는 해시태그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서울발 보도에서 “BTS 팬들이 하이브의 NFT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반대의 목소리를 낸 해시태그는 지난해 11월 트위터 트렌드 상위권에 올랐다”며 “비판론 대부분은 가상화폐 채굴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가 심각하다는 데 있다. 이는 유엔 총회 연설을 포함한 BTS의 기후 행동주의와 부합하지 않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간 아미들의 의견을 충실히, 즉각적으로 반영해 온 하이브가 무리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아울러 본업에만 충실해야 할 방탄소년단을 소속사 하이브가 지나치게 부대사업에 연루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이와 관련 하이브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파트너들과 사업을 전개하면서 나오는 팬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알고 있다. 하지만 결과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별별 Tal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