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영탁 음원 사재기…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21-11-11 18:45 수정일 2021-11-11 18:45 발행일 2021-11-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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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Tallk] 소속사 "영탁은 모르는 일"… 사재기 인정에 가요계 발칵
영탁 프로필 사진 02
가수 영탁 (사진제공=밀라그로)

인기 트로트 가수 영탁의 히트곡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음원사재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실체가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은 영탁 소속사인 밀라그로 대표 이재규씨를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위반(음원사재기) 혐의로 수사해 기소의견으로 지난 1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영탁이 무명가수이던 지난 2019년 사재기 업체에 3000만원을 주고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스트리밍 수를 올려달라며 사재기를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의 혐의점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며 “무명가수의 곡을 많은 분들께 알리고자 하는 개인적인 욕심에 잠시 이성을 잃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이번 건은 제가 독단적으로 진행했다”며 영탁의 개입을 부인했다.  영탁 역시 팬카페에 올린 입장문에서 “언론에 보도된 의혹처럼 제가 이 건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는 이미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이 건과 관련해 무혐의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음원사재기가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요계에서 음원사재기 문제가 공식적으로 부각된 건 지난 2013년이다. 당시 SM·YG·JYP·스타제국 등 4개 대형 기획사가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일부 무명 발라드 가수들이 인지도에 비해 음원순위가 지나치게 높아 사재기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의혹을 받은 가수들이 ‘SNS마케팅’이라고 강하게 반발하자 ‘SNS마케팅’이 음원사재기의 또다른 이름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한 래퍼 박경은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당해 벌금형을 받았다. 그러나 영탁 사태로 음원사재기가 실체없는 의혹이 아니었다는 점, 무명 발라드 가수는 물론 트로트 가수에게까지 사재기 유혹이 뻗쳤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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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이번 사태에 대해 “대중을 상대로 하는 음원시장에서 방송 오디션을 통해 잠깐 붐이 일었던 트로트 시장의 뿌리가 얼마나 사상누각인지 역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현재 가요계는 음원차트 개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겪으며 음원사재기 의혹이 한풀 꺾인 상태다. 
김씨는 “차트가 자정능력을 갖기 위해 큐레이션 위주로 차트를 개편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행사 시장이 축소되면서 예전처럼 비용을 들여 음원을 사재기 한다고 해도 행사나 방송 출연 등으로 이어지기 힘들기 때문에 음원사재기는 자연스럽게 근절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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