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GM 리콜 비용 ‘동상이몽’… 리스크 정말 해소됐나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10-13 14:57 수정일 2022-05-25 05:28 발행일 2021-10-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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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가 쉐보레 EV 리콜 비용을 두고 상반된 의견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는 리콜에 비용에 대한 전반적인 합의가 이뤄진 만큼, 큰 리스크도 해소됐다는 평이다. 그러나 확정되지 않은 충당금이 향후 4분기 실적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GM은 12일(현지시간) 쉐보레 EV 리콜과 관련, LG로부터 최대 19억달러(2조2690억원)의 액수를 배상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실판 아민 GM 글로벌구매·공급망 담당 부사장은 “LG는 소중하고 훌륭한 공급업체로, 우리는 기꺼이 이번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GM이 이번에 밝힌 금액은 당초 LG그룹이 분담하기로 알려진 충당금보다 거의 9000억원 가까이 많은 수치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총 1조4000여억원의 리콜 비용을 양사가 절반가량 분담하기로 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리콜 관련 비용은 올해 2분기 약 910억원, 3분기는 약 6200억원으로 총 7110억원이다. LG전자도 2분기에 2340억원, 3분기 4800억원을 실적에 반영한 상태다.

비용이 900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 이유는 리콜 비용의 산정 방식에 기인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13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LG측은 구형 모델은 전수 교체, 신형은 선별 교체를 기준으로 1조4천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했다.

반면 GM은 구형·신형 모두 전수 교체를 전제로 충당금을 설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측은 GM의 비용은 분담금 규모가 아닌 사전에 설정한 충당금 비용으로, 회사별로 충당금 설정액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업계는 합의서에 명시적인 비용이 기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GM은 합의서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최대의 설정 충당금을, LG는 부담해야 하는 충당금의 최소 금액을 발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LG 측은 신형 모델에 대한 전량 교체 조치 없이 합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 GM은 그렇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LG 측은 전량 조치가 없다는 전제에서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설정한 충당금을 발표하고, GM도 합의에서 가장 유리한 최댓값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LG 측은 “LG전자가 발표한 충당금은 GM과 협의를 바탕으로 자사가 추정해 산정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향후 구체적인 리콜 수치와 추이에 따라 LG측이 부담해야 할 충당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LG 측도 제한적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추가 충당금 설정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LG 측은 “교체 비용은 총 1조4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나 추후 진행 과정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최종 협의라기 보다는 사실상 각자의 입장이 표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리콜 방법과 절차, 충당액 등 비용이 확정되지 않아 향후 각사의 최종 협의안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GM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결함 문제로, 2016년 이후 생산된 볼트 전기차 중 14만3000여대의 리콜을 결정한 바 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