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보릿고개’ LG 전장, 광폭투자로 올해 고비 넘나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9-28 14:28 수정일 2021-09-28 14:28 발행일 2021-09-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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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전장 사업의 경쟁력 확보에 다시 한 번 나서고 있다. 매출 급증에도 영업익은 그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지만,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불리기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고도화로 전장 사업 선점에 오히려 가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LG전자의 전장(VS)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8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전 분기에 비해 적자 폭은 상당히 줄였다. 관련 공시 등에 따르면 LG전자 VS부문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34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LG전자는 2016년부터 매해 전장부문에서 연속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LG전자는 전장 사업에서 광폭적인 투자행보를 멈추지 않는 중이다. 합작회사 설립은 물론, 과감한 M&A도 진행 중이다. 지난 23일에는 이스라엘의 자동차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사이벨럼(Cybellum)을 인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해당 기업 지분의 약 65% 수준을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약 9000만달러 규모의 주식 인수에 더해, 2000만달러의 신주투자계약 체결로 2023년 상반기까지 추가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장사업 본격화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제공과 엔터테인먼트 기능 결합) 등 전장 소프트웨어 보안이 중요해진 만큼, 보안 체계 강화와 전장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꾀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에도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전장 업체인 ZKW를 1조4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올해부터 합작회사 설립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올해 3월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법인인 ‘알루토’를 출범시켰고, 7월엔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공시와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2017년 5878억원 규모의 투자를 시작으로, 2018년 1조7189억원, 2019년에는 6293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4721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M&A 투자액을 더하면 5년간 4조원이 넘는 금액을 전장에 쏟아 부은 셈이다.

LG전자가 잇단 적자에도 불구하고 공세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데에는 전장사업이 향후 미래성장 동력으로 충분하다는 평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자동차 전장 시장 규모는 2024년 4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등의 대두로 향후 자동자 전장 사업이 다품종 체제로 넘어가면서 전장 사업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LG전자는 내년 VS 사업부에서 10조원을 바라보는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등에 따른 내년 LG전자의 전장부문 매출액은 최대 9조6184억이다. 특히 내년 3,4분기에 각각 2조4140억원, 3조223억원을 기록해, 점진적인 매출 향상을 이뤄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장 매출액이 약 5조8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까지 연 65%에 가까운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는 셈이다. 전체 사업에서 전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LG전자의 상반기 VS 매출액은 3조7784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0.8%에 달하고 있다.

4분기에는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이후 처음으로 6년 만에 분기 기준 흑자 전환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 정상화와 전장 수요 증가로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단기적으로 전기차 리콜 등의 여파가 있지만 전기차 부품과 인포테인먼트 간 협력으로 수익성은 점차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