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통가 ‘메타버스’ 탑승, ‘단발성 유행’ 되지 말아야

박자연 기자
입력일 2021-09-26 15:12 수정일 2021-09-26 15:15 발행일 2021-09-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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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연 생활경제부 기자

유통 업계가 ‘메타버스’에 발 빠르게 올라타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연동된 가상세계를 뜻한다. 이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밤 10시가 넘어서도 친구들과 밤새 어울려 놀 수 있다.

기업들은 가상 모델을 앞세워 마케팅에 활용하는가 하면 임직원 직무 교육, 채용 설명회까지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 CU는 메타버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8월 네이버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제페토’에 한강맵 입점 이후 SNS 내 관련 게시물은 총 2900여 개에 이르고 CU 패션 아이템은 22만여 개나 판매됐다.

롯데홈쇼핑도 가상모델 ‘루시’를 선보이며 메타버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루시는 피부의 솜털은 물론 움직임·음성 표현도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구현했다. 이외에도 동원그룹과 아워홈은 올해 하반기 채용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했고,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창립 76주년 기념식을 사흘간 메타버스에서 진행했다.

이곳에서는 비대면 활동으로 자유롭게 회사와 상품을 설명할 수 있고 신제품 홍보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메타버스 열풍에 기업들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롭게 등장한 메타버스 세계관이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겠지만, 뚜렷한 수익 모델도 없고, 이 플랫폼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전략도 없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 있었던 VR(가상현실) 열풍도 한때 엄청난 주목을 받았지만 대부분 자취를 감춘 바 있다. 메타버스가 단발성 유행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이 플랫폼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