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욕설로 얼룩진 ‘청년 정치’의 품격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1-09-22 13:08 수정일 2021-09-22 13:11 발행일 2021-09-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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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훈 정치경제부 기자
김주훈 정치경제부 기자

“패배자 새X” “씨X새X” 입에 담기도 쉽지 않은 이 폭언들은 최근 제1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대변인은 당의 공식 입장을 대신 전달하는 당의 ‘얼굴’이다. 더욱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신설된 ‘청년대변인’의 입에서 이러한 욕설이 나온 것이다. 이로 인해 ‘청년 정치’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1980~2000년대생)의 한 청년으로서 유감을 표한다.

지난 2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하헌기 청년대변인(상근 부대변인)은 이달 초 정치 관련 유튜브를 운영하는 개그맨 윤정섭 씨에게 전화를 걸어 “패배자 새X“ 등 욕설을 쏟아냈다.

문제의 발단은 그가 한 주간지에 소위 보수 유튜버들의 명예훼손·모욕 등 범죄에 대해 운영사인 유튜브도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기고하면서 발생했다. 그는 칼럼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와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 최일환 씨의 사진을 함께 개재했다.

이에 윤 씨는 하 청년대변인이 자신과 친한 언론사를 이용해 그동안 자신을 비판한 최 씨에게 앙갚음한 것이라는 취지의 영상을 올렸고, 며칠 후, 하 청년대변인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윤 씨에게 폭언을 쏟아냈고, 논란이 불거지자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이대로 일단락돼선 안 된다. 이유를 막론하고 그는 자신의 실언으로 인해 ‘청년 대변인’ 나아가 ‘청년 정치’에 대한 우려와 불신이 쌓이는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인의 ‘책임’은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더욱이 기성 정치인들의 무책임을 답습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청년 정치에 필요한 가치다. 하 청년대변인은 자신의 실수를 사퇴로써 책임지길 바란다.

김주훈 정치경제부 기자  shadedol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