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제자 따돌린 담임교사…우는 아이에 "더 울어" 빈 교실에 혼자 남겨두기도

김세희 기자
입력일 2021-09-15 10:11 수정일 2021-09-15 10:12 발행일 2021-09-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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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뉴스데스크’)

10살 제자를 따돌린 담임교사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14일 MBC 뉴스데스크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가 반 학생인 10세 김재민(가명) 군을 몰아세우며 친구들 앞에서 망신을 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가 갑자기 소변을 못가리고 악몽을 꾸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부모는 아이 옷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켰다. 해당 녹음기에는 아이를 향해 폭언하는 담임교사의 음성이 고스란히 담겼다.

교사는 “숙제 했어 안 했어? 받아쓰기 썼어 안 썼어?… 아무것도 안 한다고 시위하고…”라며 면박을 준다. 재민 군이 울자 “더 울어, 재민이 더 울어. 우리 반 7번은 김재민 아냐”라고 다그쳤다.

재민 군이 “선생님, 7번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자 교사는 “7번 없어. 재민이 다른 반이야”라고 냉정한 태도로 일관했다.

교사는 이동 수업을 할 때 아이를 혼자 빈 교실에 남겨 두고는 “재민아, 선생님은 스포츠실 수업하러 갈게. 재민이 알아서 해. 선생님 몰라”라고 말했고 아이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이 밖에도 교사는 반 친구들 앞에서 재민 군을 두고 “자, 여러분들, 3개월 동안 297번 거짓말 치면 거짓말쟁이 아니에요? 수업도 안 했고요, 받아쓰기 아예 보지도 않았고요, 받아쓰기 아예 쓰지도 않았어요”라고 말하는가 하면 “뭐 하는 거야, 지금! 너 우리 반 아니잖아, 나갔으니까! 이제 우리 반 아니야, 선생님 몰라”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를 확인한 재민 군의 부모는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교사를 신고했고, 기관은 “정서적 아동학대”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해당 교사는 오히려 “허락 없이 수업을 녹음한 건 교권침해”라고 주장했고, 학교 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교사는 “전부터 아이가 뛰쳐나가고 큰 소리로 울어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자주 방해했다. 성심성의껏 아이를 지도해왔고,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려던 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재민 군의 부모는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한 면이 있었지만 학교를 잘 적응했다”며 “가해 교원이 피해 교원이 됐다. (아동학대 녹취는) 판례에 따라서 합법인데, 이런 상황을 다 말했음에도 불구하고…”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경찰은 지난주 해당 교사를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재민 군 반 담임은 다른 이로 교체 됐으나 교사는 현재 다른 학년의 수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민 군의 부모는 “피해자인 저희가 전학 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학교에서 밝게 다시 웃고 잃어버린 자존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세희 기자 popparro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