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민 잡는 금리 인상

채훈식 기자
입력일 2021-09-06 14:12 수정일 2021-09-06 16:30 발행일 2021-09-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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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훈식 건설부동산부 차장

금리가 오랜 동결을 깨고 오름세에 접어들자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의 금리 인상이 집값 안정에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전문가의 입장은 어떨까. 대부분의 전문가는 금리 인상이 지금의 집값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지금 수도권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은 공급이 없어서지, 금리가 낮아서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기준금리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이어지면 당연히 대출금리도 오를 것이다. 대출금리가 0.25% 상승하면 이자 부담은 약 3조원 늘어나 영끌로 집을 산 사람들의 부담이 가중된다.

집값 폭락론자들은 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영끌로 집을 장만한 사람들 매물이 우후죽순 시장에 쏟아질 거라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자가 상승해도 감당 못 할 수준으로 껑충 뛸 정도는 아닐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른 소비를 조금 줄이더라도 집은 계속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더군다나 실거주 한 채를 위해 영끌을 해 집을 장만한 사람들은 큰 결심으로 집을 샀는데 금리 인상 소식에 갑자기 집을 포기하겠는가.

또 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되면 국가 경제에 타격이 오므로 집값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찌 됐건 최근의 금리 인상과 향후 금리의 추가 인상 결정은 집값이 아닌 서민을 잡는 대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승한 이자를 감당하려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랜 동결을 깨고 오름세에 접어들었으니 당분간은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채훈식 건설부동산부 차장 ch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