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의 여야 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여의도 정가가 여전히 혼란스러운 가운데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며 돌연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던져 정가를 놀라게 했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아버지의 농지법 위반에 송구스럽다”면서 자신의 부동산 의혹으로 인해 당과 정권교체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고 밝혀 야당 의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윤 의원의 사퇴를 두고 여당은 ‘사퇴쇼’로 일축하며 “사퇴전에 조사부터 받으라”는 공세를 펼쳤고, 윤 의원은 여권의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해 여당 의원들을 겨냥해 “무혐의로 결론 나면 당장 사퇴하고 정치판을 떠나라”고 맞받아 쳤다.
여야의 기 싸움으로 흘러가던 이번 사건은 해당 농지에 대한 언론 보도가 연달아 이어지며 상황이 급반전됐다. 서울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80대 노인인 윤 의원의 아버지가 어떻게 3300평에 농사를 짓겠다는 것인지, 연고지도 없는 세종시에 왜 농지를 구입한 것인지 등의 의혹이 제기됐고, 해당 농지가 세종스마트국가산업단지, 세종미래산업단지, 세종복합산업단지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투기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윤 의원이 과거 KDI(한국개발연구원)연구원으로 재직중일 당시 세종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 조사가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윤 의원이 정보를 얻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이 같은 정황과 모든 의혹에 대해서 윤 의원은 철저하게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정치권도 이 사건을 갖고 불필요한 정치공방을 자제하자. 이제는 ‘정치권의 시간’이 아니라 ‘경찰의 시간’이다.
권규홍 정치경제부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