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희숙 사태, 이제는 '경찰의 시간'

권규홍 기자
입력일 2021-09-01 13:30 수정일 2021-12-20 17:12 발행일 2021-09-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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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규홍 정치경제부 기자

국민권익위원회의 여야 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여의도 정가가 여전히 혼란스러운 가운데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며 돌연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던져 정가를 놀라게 했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아버지의 농지법 위반에 송구스럽다”면서 자신의 부동산 의혹으로 인해 당과 정권교체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고 밝혀 야당 의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윤 의원의 사퇴를 두고 여당은 ‘사퇴쇼’로 일축하며 “사퇴전에 조사부터 받으라”는 공세를 펼쳤고, 윤 의원은 여권의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해 여당 의원들을 겨냥해 “무혐의로 결론 나면 당장 사퇴하고 정치판을 떠나라”고 맞받아 쳤다.

여야의 기 싸움으로 흘러가던 이번 사건은 해당 농지에 대한 언론 보도가 연달아 이어지며 상황이 급반전됐다. 서울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80대 노인인 윤 의원의 아버지가 어떻게 3300평에 농사를 짓겠다는 것인지, 연고지도 없는 세종시에 왜 농지를 구입한 것인지 등의 의혹이 제기됐고, 해당 농지가 세종스마트국가산업단지, 세종미래산업단지, 세종복합산업단지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투기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윤 의원이 과거 KDI(한국개발연구원)연구원으로 재직중일 당시 세종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 조사가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윤 의원이 정보를 얻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이 같은 정황과 모든 의혹에 대해서 윤 의원은 철저하게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정치권도 이 사건을 갖고 불필요한 정치공방을 자제하자. 이제는 ‘정치권의 시간’이 아니라 ‘경찰의 시간’이다.

권규홍 정치경제부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