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한경연, “ESG, 규제 아닌 자율 가이드라인”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8-18 11:00 수정일 2021-08-18 11:03 발행일 2021-08-19 2면
인쇄아이콘
esg
글로벌 ESG 관련 투자자산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국내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질적 성장을 위해서, ESG가 규제가 아닌 자본시장에서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장려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ESG의 지배구조(Governance) 개선과 기업가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합성어로,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을 고려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기업, 금융, 투자자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기업 경영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ESG를 투자 지표로 활용하는 글로벌 투자금액도 2014년 21조4000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40조5000억 달러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해 투자 최우선 순위를 ESG로 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국민연금이 2022년까지 전체 운용 자산의 절반을 ESG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외 지배구조(G) 개선 사례를 조사한 결과, 국내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성과가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국내기업의 경우,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이사회 의장과 대표를 분리하는 등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관련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ESG 경영 및 지배구조 개선이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와 유의한 영향이 없다는 상반된 연구결과가 공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SG가 기업의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는 설명이다.

이규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ESG는 사회 전체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지만, ESG를 개별 기업의 수익성 지표로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고 부연하면서 “기업은 수익성과 ESG를 연동시킨 모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기업지배구조 관련 투자자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시장을 통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지배구조 공시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자율적으로 작성하고 공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셈이다. 먼저 2025년부터 2030년까지는 자산 2조 원 이상, 2030년 이후에는 전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확대한다.

보고서는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제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ESG 경영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ESG가 자본시장에서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장려되어야 하며, 정부의 압력이나 규제 관점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