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너간 여름 휴가철 특수…'제주행' 운임 최저가 경쟁 속출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21-08-02 13:49 수정일 2021-08-02 13:54 발행일 2021-08-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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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국내 LCC(저비용항공사)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항공 회복 수요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국제선 수요 증가에 대한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최대 노선인 제주 노선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여름 휴가 특수가 완전히 실종될 만큼 예상 보다 크게 낮은 여객 수요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LCC들은 수요가 많은 제주 노선을 두고 1만원대의 저가 운임에 나서며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9월 15일까지 국내선 전 노선의 항공권을 1만6200원부터 판매하며, 에어서울은 ‘김포-제주노선’ 항공권을 편도 총액 기준 1만300원부터, 티웨이항공은 ‘김포~제주’ 노선의 편도를 지난달부터 5000원 미만에 판매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항공사들의 저가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LCC 관계자는 “저가 출혈 경쟁으로 탑승률이 증가해도 이익이 나지 않지만 당장 현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 LCC들의 올해 2분기 적자 규모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1분기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4개사의 합산 영업적자는 2400억원에 이르며 전년 동기인 1378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올해 2분기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이 700억원대의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했으며, 나머지 LGG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LCC들은 비어가는 곳간에 자본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라는 처방전을 들고 나섰다. 제주항공은 5000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와 동시에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방침이다. 에어부산도 지난해 12월에 이어 내달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LCC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한계에 달한 상황”이라며 “유상증자도 계속 추진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책 강화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