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ESG 비즈니스에 10兆 투자”…3대 신성장 동력 발표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7-14 11:06 수정일 2021-07-14 14:54 발행일 2021-07-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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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부회장 기자 간담회 개최
친환경 소재·배터리 소재·혁신 신약 ‘3각 편대’
"M&A, JV, 전략적 투자 등 30건 이상 검토"
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14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 및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신 부회장이 왼손과 오른손에 들고 있는 소재는 각각 ‘Bio-balanced SAP’과 양극재다.(사진제공=LG화학)

LG화학의 최고 경영자(CEO)인 신학철 부회장이 ESG 관련 사업에 대한 1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14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친환경 지속 가능 비즈니스 △배터리 소재 중심의 e-모빌리티 △글로벌 혁신 신약을 선정, 해당 분야들을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이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은 매출과 영업 이익에 ‘지속 가능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부터 전략, 투자 등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G화학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ESG 기반으로 혁신하고, 지속 가능 성장을 추구해 갈 것”이라 강조했다.

◇ 친환경 소재에 3조 투자…바이오·생분해·재활용 플라스틱 확대

우선 LG화학은 석유 화학 사업 부문에서 △바이오 소재 △재활용 소재 △신·재생 에너지 산업 소재 등에 3조원을 투자해 미래 성장 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세계 최초의 바이오 기반의 고흡수성 수지 ‘Bio-balanced SAP’ 제품을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해 미국·유럽 등 글로벌 고객사들에 공급할 예정이다.

Bio-balanced SAP은 핀란드 네스테의 폐식용유 등 식물성 바이오 재생 원료와 화석 연료를 기초 원료로 함께 사용해 생산하는 친환경 제품으로, ISCC Plus 인증을 받기도 했다. ISCC Plus는 친환경 바이오 제품 관련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인증으로 꼽힌다. LG화학은 SAP과 PO(폴리올레핀), PC(폴리카보네이트) 등 총 9개의 바이오 기반 소재의 원료 조달부터 생산, 구매·판매 등까지 전 밸류 체인에서 인증을 획득했다.

또 자연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 사업에서도 빠른 시장 진입과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기술을 도입하고, 올해 생산 설비 착공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이 2020년 12조원에서 2025년 31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바이오 나프타와 옥수수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지는 PLA(옥수수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자연분해되는 수지) 등 친환경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원료 업체와 합작 법인(JV) 설립도 적극 추진 중이다.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을 위해서 폐플라스틱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기계적 재활용은 기존 PC, ABS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PO, PVC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2025년까지 관련 제품의 매출을 연평균 40% 이상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화학적 재활용은 잠재력 있는 원천 기술을 발굴하여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올해 하반기부터 화장품 용기의 플라스틱 자원을 100% 선순환시키는 에코 플랫폼을 구축하고, PCR(재활용) ABS(고부가 합성 수지) 등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화장품 용기에 적용하기 위한 공동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태양광 패널용 EVA 및 POE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 소재 시장에서도 신규사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는 이미 태양광·풍력 등 재생 에너지 발전 단가가 화석 연료보다 낮아지고 있어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 6조 들여 배터리 소재 키운다…양극재 넘어 바인더·방열 접착제·CNT까지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6조원을 투자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양극재부터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CNT 등까지 폭넓게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양극재 사업은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연산 6만톤 규모의 구미공장을 올해 12월에 착공할 계획이다. 해당 공장이 완공되면 LG화학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0년 4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7배 가량 늘어난다.

또 LG화학은 양극재의 재료가 되는 메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광산 업체와 JV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광산, 제ㆍ정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다양한 협력을 적극 추진해 메탈 소싱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분리막 사업은 빠른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기술력과 보유 고객 등 시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수 합병(M&A)와 JV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글로벌 생산 거점도 조기에 구축할 방침이다.

양극재,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등의 제품에는 선제적으로 연구 개발(R&D) 자원을 집중 투입하여 기술을 차별화하고 시장 리더십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021년 39조원에서 2026년 100조원 규모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전지 소재 시장에서 성능 향상 및 원가 절감을 위한 소재 혁신 요구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편 LG화학은 고성장 하는 배터리 소재 시장 전망에 발맞춰 석유 화학 사업분야의 CNT 생산 규모도 2021년 1700톤에서 2025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 도전재 시장 공략을 위해 1200톤 규모의 CNT 2공장을 증설 완료했으며, 연내 3공장도 착공을 준비하는 등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 혁신 신약 개발에 가속 페달…“M&A·JV 설립 등 검토”

LG화학은 2030년까지 혁신 신약을 2개 이상 보유한 글로벌 신약 회사로 도약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신 약사업에만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LG화학의 생명 과학 사업 부문은 그동안 신약 파이프라인을 2019년 34개에서 2021년 현재 45개로 확대하고 R&D 투자에 집중하는 등 신약 개발 추진을 가속화해 왔다.

특히 해당 사업부는 강점을 갖고 있는 당뇨·대사·항암·면역 4개 전략 질환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도 2021년 11개에서 2025년 17개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M&A나 JV 설립 등을 포함한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 현지에 연구법인을 설립하고 임상/허가 전문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등 글로벌 임상 개발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ESG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은 필수”라며 “LG화학이 관련 기술과 고객을 보유한 외부 기업들과 협력하기 위해 현재 검토하고 있는 M&A, JV, 전략적 투자 등은 30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그는 “LG화학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릴 창사 이래 가장 혁신적인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으며, 올 하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miminq@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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