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금 우리가 '제2의 삼성, 이건희'를 키워야 하는 이유

박종준 기자
입력일 2020-10-28 14:09 수정일 2021-06-12 02:57 발행일 2020-10-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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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 산업IT부 기자

“고(故)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전략적 방향을 제공하는 큰 사상가다.”

지난 25일 타계한 이건희 회장에 대한 뉴욕타임즈의 평가 만큼이나 재계 안팎에서 그의 빈자리가 커 보인다. 그 연장선에서 국내에서도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한국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리더로 그를 칭송하는 것은 현재 우리에게 ‘제2의 삼성, 이건희를 키워야 한다’는 숙제와 그 명분을 던져주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고인을 그저 성공한 기업인이라는 시각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기업을 포함한 한국 경제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속에서 ‘G2’인 미국과 중국의 눈치만 살피며 일말의 기회라도 잡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 그 자체가 ‘제2의 이건희’ 등장에 대한 필요 조건적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또, 선진국의 견제와 중국 및 나이지리아·베트남 등 신흥국의 추격 상황도 한국 경제에 ‘제2의 이건희’가 필요한 이유다.

그가 ‘선견지명의 대가’ 피터 드러커처럼 첨단 산업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직관력에 기반한 초격차 전략으로 자신만의 경영 리더십을 반도체 등의 사업에서 증명해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 회장의 ‘미래경영’ 화두는 작금의 시대 상황에서도 유용할뿐더러 간절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우리가 20여 년 전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꾸라’는 그의 신경영을 곧이 곧대로 적용할 필요는 없다. 대전환 경제 패러다임의 포스트 코로나 및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아귀가 딱 맞지 않을 수 있어서다. 만수르·카를로스형이 아닌 빌 게이츠·스티브 잡스형 ‘뉴 이건희’를 키워내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시대 상황에 맞게 스타트 업계나 벤처 업계 등에 응용, 발전시키면 될 뿐이다.

박종준 산업IT부 기자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