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빌런들에게 덕 본 문 대통령

한장희 기자
입력일 2020-08-30 14:54 수정일 2020-08-30 15:04 발행일 2020-08-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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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증명사진
한장희 정치경제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2주 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들을 살펴보면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도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 주만에 반등에 성공했고 현재는 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지도 반등하는 기간 동안 문재인 정부가 부정적 여론을 반전시킬 만한 정책을 펼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코로나19가 재확산 추세에 있음에도 지난 15일 광복절을 맞이해 극우단체들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가졌고, 이는 코로나19의 전국적인 재확산의 단초가 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자인 475명에게 이유를 묻자 44%가 코로나19 대처를 꼽았다. 반면 부정평가자 431명에게 이유를 묻자 부동산 정책과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이 각각 22%와 11%를 차지했다.

기존에 완성된 질문에 답하는 여론조사의 특성상 이러한 결과를 미뤄볼 때 문 대통령과 정부가 잘해서 지지도가 반등됐다기보다는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을 알고도 집회를 추진했던 이른바 ‘빌런’들 때문에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올랐다고 보인다.

반면 국민들이 현 정부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되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오죽하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지적하는 국민청원이 인기를 얻고 재공개 하루 만에 공식답변 기준인 2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세간에는 이런 이야기까지 돈다. 문재인 정부 말기까지 빌런들이 나와 준다면 역대 대통령 중 높은 지지율로 퇴임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그러나 역사는 역대 정부 중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가장 많은 대책과 규제를 내놓았지만 집값만 올린 정부라고 평가할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8일 발표한 여론조사는 25~27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18%였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한장희 정치경제부 기자 mr.han77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