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애국심도 신앙심도 없었던 광복절 집회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20-08-17 14:45 수정일 2020-08-19 13:13 발행일 2020-08-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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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영 금융증권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가운데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빗속’에서 강행됐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장마’는 우리에게 들이닥친 재난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에서만 16일 기준 305명, 전 세계에서 76만9000여명이 사망했다. 이런 가운데 54일간 쏟아진 물폭탄으로 37명이 사망했고, 5명이 실종됐다.

이보다 더 큰 비극은 코로나19와 빗속에도 광복절 대규모 집회가 강행됐다는 부분이다. 광복절 서울 도심에는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거리두기’는 잘 지켜지지 않았고, 마스크를 벗거나 턱 아래로 내린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아예 마스크를 벗고 바닥에 앉아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도하는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 참가자 1000여명이 행진에 합류했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노동자 약 2000명이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8·15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전국적으로 193명까지 누적 확진자가 나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64) 담임 목사와 일부 신도들도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잠해지는 듯 했던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고 있다. 광복절 하루 동안 신고된 의심 환자는 6491명이며,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16일 하루 확진자 수는 200명 후반대를 기록했다.

애국순열들의 목숨 값으로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독립했다. 광복절은 대한민국의 광복과 애국순열들의 피를 기리는 날이다. 기독교도 성도들의 광복(光復)과 이 일을 이룬 그리스도의 피를 기린다.

하지만 이날 광복절 집회에서는 애국심도 신앙심도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랑은 방향성이다. 어느 대상을 향해 흐르는가가 사랑의 본질을 결정한다. 무엇을 향한 애착이었을까. 현재 누적 사망자는 305명.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 숫자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홍보영 금융증권부 기자 by.hong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