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와 공생 선택한 미술시장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20-07-01 15:12 수정일 2020-07-01 17:24 발행일 2020-07-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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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영 금융증권부 기자

미술 경매시장은 다른 산업에 비해 비교적 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는 속설이 있다. 이를 입증하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다른 산업이 휘청거리는 동안 세계 예술시장은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 확대·젊은 작가 유입 등 미술시장 저변이 확대될 가능성이 움트고 있다.

코로나19로 유수의 미술 전시 일정이 줄줄이 취소됐다. 올해 상반기 미술계 최대 이벤트로 꼽혔던 르네상스 미술의 거장 ‘라파엘로 산치오(Raffaello Sanzio)’의 회고전이 중단됐고, 세계 250개 이상의 국제 화랑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스위스(Art Basel Swiss)’도 취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시장은 비교적 건재하다. 글로벌 경매회사 소더비는 지난 3월부터 지난달 8일까지 매출 7000만 달러(약 857억원)를 벌었다. 이는 40차례에 걸친 온라인 경매를 통해 달성한 수익으로, 작년 한 해 동안 온라인 경매 129회를 통해 벌어들인 8000만 달러(약 980억원)의 87.5%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미술관·갤러리·경매회사도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는 추세다. 서울옥션은 지난 4월 17일 코로나19로 미뤄진 홍콩 현지 경매를 미국에 본사를 둔 아트시(Artsy)와 함께 글로벌 온라인 경매로 진행했다. 현장에 오지 않더라도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는 VR 전시장도 오픈했다.

미술작가들의 신구교체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피카소, 모네, 르누아르, 에드워드 호퍼 등 거장들의 작품이 기존 시세보다 약 35%이상 저렴하게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몸값 높은 기존 작가들을 대신할 컨템포러리 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젊은 지역 작가들과 함께 온라인 전시를 기획하는 미술관과 갤러리도 늘어나는 추세다.

홍보영 금융증권부 기자 by.hong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