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여름 낙관론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0-06-14 16:06 수정일 2020-06-14 16:23 발행일 2020-06-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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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h-증명사진
김수환 국제부 차장

“섭씨 21~24도, 습도 80%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2분밖에 못 버틴다.”

미국 국토안보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미 정부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고온다습한 환경과 자외선에서 빠르게 죽는다는 것이었다. 이는 여름날씨가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게 된 배경이었다.

북반구의 겨울철에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이 현저하게 나타난 반면 같은 시기 남반구 나라들은 감염사례가 비교적 적었던 것도 여름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여름 낙관론’이 무색하게 서울은 섭씨 30도를 웃도는 고온에도 확진자가 점점 증가해 13일 기준 입원 중인 격리 확진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신규 확진자수도 13만명(12일 기준 13만6572명·WHO 집계)을 넘기며 역대 최다다. 현실 세계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실험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2차 유행이 발생할 수 있는 시기가 여름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의 숨통을 틔우려고 각국 정부가 서둘러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무리하고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려 했던 시도는 아니나 다를까 감염자 증가라는 결과를 낳았다. 경제활동을 재개한 미국의 여러 주(州)에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고, 중국, 일본, 인도, 이란 등 곳곳에서 확진자가 다시 증가추세다. 상황이 이런데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겠다는 안이한 대응으로 과연 2차 폭발을 막을 수 있을까?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회귀하려는 시도는 위험천만할 뿐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함께 사태 장기화로 자칫 느슨해 질 수 있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감염 예방 수칙을 철저히 실행하는 것만이 여전히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김수환 국제부 차장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