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중 선택의 기로에 선 한국

김상우 기자
입력일 2020-06-15 14:14 수정일 2020-06-15 16:55 발행일 2020-06-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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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산업IT부 차장

최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8200조원대 중국판 뉴딜에 한국기업을 우선적으로 참가시킬 것이라고 공개 구애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친미 국가 전선을 공고히 쌓고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와중에 ‘러브레터’가 날아온 것이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주요 7개국(G7)의 홍콩 상황 관련 성명 발표를 일본이 주도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중국의 신경을 한껏 자극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지지율 폭락에 뭔가 외부로 눈을 돌리게 하는 자극적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최고의 동맹임을 은연 중 강조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상할 ‘중국 책임론’도 이용하고 있다.

흔히 한국을 지구상 최악의 지정학적 조건을 갖춘 나라라 말한다. 우스갯소리가 아닌 엄연한 현실이다.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헤게모니 쟁탈전은 한국의 지정학적 불리함과 수출 중심의 취약한 내수 기반을 고스란히 입증했다.

미·중 양쪽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는 단순한 취사선택이 아닌, 죽음의 계곡에 들어가거나 활로를 찾는 계기 사이의 중대 결정이다.

하지만, 급박하기 짝이 없는 이러한 흐름에 최근 정부가 보여준 행보는 불안한 갈지자걸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연이은 사법 리스크를 두고 외신은 경쟁사들이 얻게 될 반사이익을 논하고 있다. 왜 지금 시기에 삼성이 화두인지 의아하다는 보이지 않는 조롱도 섞여 있다.

우리나라처럼 국제정치에 의해 운명이 변할 수밖에 없는 나라는 ‘외유내강’이 절실하다. 미국 국제정치학자 로버트 케이건은 “국제정세는 정글과 같으며 실수에 대한 자연의 판결은 죽음”이라고 말했다. 지금 시점에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자 충고가 아닐 수 없다.

김상우 산업IT부 차장 ks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