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참바다'씨의 통발은 왜 비었나

이원배 기자
입력일 2020-06-01 10:40 수정일 2020-06-01 17:05 발행일 2020-06-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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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사진
이원배 정치경제부 기자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과 ‘주문 바다요’를 봤다. 주요 장면 중에 하나가 출연자가 바다에서 낚시나 통발 등을 통해 물고기를 잡는 장면이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물고기는 잘 잡히지 않는다. 특히 원하는 물고기일 경우는 더 잡히지 않는다. 물고기 낚는 솜씨가 별로 일 수도 있고 실제 바다에 물고기가 많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예능 프로그램이야’ 웃고 넘어가겠지만 현실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한 출연자의 ‘이렇게 넓은 바다에 물고기가 없나’라는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이유다. 실제 기후변화, 남획, 해양 폐기물 등의 원인으로 해양 환경은 악화되고 있고 어획량도 줄고 있다.

통계청 어업생산통계자료를 보면 지난해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전년(101만3000톤)에 비해 약 10만톤 감소했다. 특히 한국인이 즐겨 먹는 고등어는 28% 줄었고 오징어와 멸치, 갈치, 참조기 등은 전년 수준을 겨우 유지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해양환경 변화 및 자원감소 등으로 연근해어업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후변화를 막고 어족 자원이 풍성해지는 건 단기간에 이뤄지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해야 할 일이다. 다행히 해수부나 어민, 시민단체 등은 해양 폐기물 줄이기에 나섰다. 해수부는 최근 양식장 부표를 스티로폼 소재에서 친환경 소재 제품으로 바꿔나가 2025년에는 모두 친환경 부표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친환경 소재 부표가 몇 배 비싸지만 어민들 사이에서도 친환경 제품 사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부표뿐 아니라 다른 어구·어선 등에 대해서도 친환경 제품을 확대하고 어족 자원 보전, 해양 환경 건강화에도 더 속도를 내야 한다. 더디고 성과도 늦게 나타나겠지만 우리 모두 그 방향이 지속 가능한 해양수산의 미래임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원배 정치경제부 기자 lwb2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