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이버 견본주택 대세 될까

문경란 기자
입력일 2020-05-24 14:32 수정일 2020-05-24 14:35 발행일 2020-05-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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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란 증명사진
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 지난달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이 내놓은 말이다. 그의 말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는 급변했고 ‘언택트(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통상 봄은 분양 성수기로 꼽히면서 주말마다 견본주택에는 방문객의 긴 줄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달랐다. 코로나19로 건설사들은 분양일정을 대거 미루거나 ‘사이버 견본주택’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사이버 견본주택은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의 기술로 실제 견본주택을 촬영해 온라인으로 현장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유튜브 채널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실시간으로 전문 상담인력이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

갑작스럽게 보편화된 방식에 수요자들의 만족도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중 향후 아파트 청약계획을 가진 41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에도 사이버 견본주택을 이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2%가 ‘있다’고 답했다.

청약 결과도 실제 견본주택 못지않다. 이달 GS건설이 분양한 ‘흑석리버파크자이’는 326가구모집에 3만1277명이 청약해 올해 민간 분양에서 최다 청약 접수 건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도 있다. 온라인상에서 마감재 리스트 등에 대한 정보를 빼곡히 제공하긴 하지만 직접 눈으로 보거나 만져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저소득·고령층 등 디지털 문화에 익숙지 않은 계층에 대한 접근성도 높여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실제 견본주택에서 안내를 돕던 이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도 문제로 남는다.

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