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뉴노멀 시대' 기회는 준비된 기업의 것

정길준 기자
입력일 2020-05-14 14:36 수정일 2020-06-14 15:32 발행일 2020-05-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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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준 산업IT부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나란히 증가했다. 5G 서비스를 앞세운 이동통신 3사도(SKT·KT·LGU+)도 수익성이 악화되긴 했지만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상회하며 시장의 우려를 달랬다. 

신기술·신제품 R&D에 집중해 중국과 미국 등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생산 기지 이전과 역성장 사업 축소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단계적으로 마련했던 비상플랜이 성과를 냈다.

코로나19는 일부 사업 영역에서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가전(CE) 부문이 글로벌 오프라인 유통망 축소와 비수기 진입으로 실적이 하락했지만 화상회의와 온라인 쇼핑 등 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반도체 부문 서버 메모리 수요가 상승했다.

이동통신사를 예로 들면 재택근무로 인해 음악서비스의 출퇴근 이용률이 줄어든 반면, 실내활동을 즐기는 ‘집콕’ 추세가 이어지면서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OTT)의 인기가 높아졌다.

같은 사업 안에서 이러한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보안자회사인 ADT캡스는 코로나19가 자영업자들의 서비스 해지율 증가를 불러왔지만 열화상 카메라 등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이후의 뉴노멀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2분기에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위기에서 빛을 발했던 ‘국난 극복 DNA’에 희망을 걸어보자. 지금처럼 사업 다각화와 조직 유연성 강화 등 기업들의 체질 개선 노력이 이어진다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도 불가능은 아니다.

정길준 산업IT부 기자 alf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