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통家 ‘재미있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양길모 기자
입력일 2020-05-06 15:23 수정일 2020-05-06 16:17 발행일 2020-05-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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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양길모 기자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국내 유통가의 모습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바뀔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급속도로 ‘언택트 소비’가 하나의 현상을 넘어 유통업계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3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온라인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6.9% 성장했으나, 오프라인 부문은 17.6%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오프라인 유통채널 매출은 지난 2월 7.5% 내림세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하락 폭이 2배 이상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백화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3%나 감소했다. 불황에도 잘나가던 백화점 명품 매출도 19.4% 감소하며 어려움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금 당장 매출 수치만으로 오프라인이 위험한 수준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대부분의 수치가 ‘코로나19’로 야기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소비 활동의 범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4월말∼5월초 최대 6일간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하는 ‘보복 소비’ 현상이 나타나며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코로나 이후 소비스타일이 완전히 바뀌고,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들의 구조조정이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넘어감에 따라 이들의 수익성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으며, 회복세가 더딜수록 유통가는 구조조정에 속도를 더욱 낼 것이고 종사자들의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변화 속에 기회가 잠재해 있다’라는 빌 게이츠의 말처럼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 오프라인 매장들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미국 월마트와 코스트코가 아마존의 공세 속에서도 상품 가짓수를 줄이고 오프라인 매장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살려 살아남은 것 처럼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재미있는 상상력’이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