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 “코로나19 ‘최악 상황’ 땐 韓GDP 20조 감소”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3-08 16:54 수정일 2020-03-08 16:55 발행일 2020-03-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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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B, 코로나19 인한 '최악 시나리오' 보고서 발표
한국, 최악 경우엔 GDP 19조7000억원 감소 추정
취업자 수도 35만7000명 줄어들어… 전체 1.19%
中 GDP도 282조원 감소 전망… 소비도 2%대 '뚝'
지난 4일 오후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둡고 침체된 모습이다. (사진=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20조원 가까이 줄어들고 취업자 수는 약 36만명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올해 우리나라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도 있다.

8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코로나19 경제적 영향 평가에 따르면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우리나라 명목 GDP는 최대 165억3100만 달러(약 19조7000억원) 감소한다. 지난 2018년 한국 명목 GDP의 1.02%에 해당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명목 GDP는 2018년 1893조4970억원, 지난해 1931조6310억원이다. 물가상승률을 제거한 2019년 우리나라 실질 GDP 성장률은 2.0%다. 코로나19 여파로 투자와 소비 그리고 교역량이 줄면 명목 GDP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실질 성장률도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ADB가 내놓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 여행 금지와 내수 감소가 6개월간 이어지고 한국에서도 코로나19가 발병해 3개월간 지속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중국 내 소비와 투자가 평소보다 2% 감소하고, 한국에서도 소비가 2% 줄어드는 것도 전제 조건이다.

또 중국에서 해외로 향하는 관광객은 6개월간 반 토막 나며, 아시아 외 국가에서 동아시아·동남아시아를 찾는 관광객 수도 최상의 시나리오보다 40% 더 감소한다는 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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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로 나눠보면 운수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운수업 생산액은 코로나19로 13억2241만 달러(-2.41%)가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레스토랑·기타 개인 서비스의 생산은 26억612만 달러(-2.1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농업·광업·채석 분야 생산액은 5억7510만 달러(-1.51%), 기업·무역·공공서비스 생산액은 77억8741만 달러(-1.00%), 경·중공업과 공공사업·건설업은 41억8481만 달러(-0.67)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용 사정도 악화시켜 취업자 수가 35만7000명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ADB의 최악의 시나리오가 불가능한 가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한 달 반이 넘도록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

국내 소비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셋째 주 기준으로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6% 감소했고, 음식점 매출도 14.2% 줄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급락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