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안 파고드는 가짜뉴스

정길준 기자
입력일 2020-02-06 14:57 수정일 2020-02-06 14:58 발행일 2020-02-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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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준 산업IT부 기자
정길준 산업IT부 기자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국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우리 정부가 가짜뉴스 확산 방지에 팔을 걷어붙였다. 경찰도 ‘확진자 사망설’, ‘특정 지역 확진자 발생’ 등의 내용을 담은 6건의 가짜뉴스 및 허위 문자메시지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기자도 수개월 전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공유했던 탓에 최근 곤혹을 치렀다. 정보의 출처는 잊은 지 오래. 무심코 ‘복붙(복사·붙여넣기)’해 전달한 가짜 정보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가짜뉴스가 야기한 사회적 혼란이 남들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지난 2018년 A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이 공개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짜 정보의 온라인 확산 속도는 진짜 정보보다 6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뉴스가 1500명의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0시간으로 진짜 뉴스의 60시간과 비교해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진짜 정보는 오랜 시간을 할애해 제대로 사실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신뢰성을 인정받은 기관 또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필수적이다. 이에 반해 가짜 정보는 눈에 보이는 틀만 그럴듯하게 꾸며 전송하면 그만이다. 다루는 정보도 대체적으로 자극적이라 전파되는 속도가 빠르다.

인터넷의 발달로 물리적 거리가 의미 없는 시대다. 전화 대신 온라인 메시지나 SNS를 통해 소통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정보의 유통 경로를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었던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초고속 5G 시대에는 빠른 네트워크 속도보다 정보를 대하는 성숙한 시민의식 고취가 선제돼야 한다. 기술 발달이 가져오는 편리함에 앞서 질 나쁜 정보가 가져오는 직간접적 영향에 더욱 신경 써야 할 때다.

정길준 산업IT부 기자 alf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