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안 키우는 가짜 정보

전혜인 기자
입력일 2020-02-02 14:22 수정일 2020-02-02 14:23 발행일 2020-02-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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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인기자수첩
전혜인 산업IT부 기자

우리는 지금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다만 언제나 그 정보가 유용하거나 필요한 것은 아니다. 때때로, 또는 너무 자주 우리는 정보에 시달린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소위 ‘우한 폐렴’의 국내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첫 확진자가 발생했던 시기적으로 중국을 비롯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는 설 명절이 맞물리고, 이후 확진자가 점진적으로 늘어나면서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런 대중의 불안감을 더욱 키우는 것은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가짜 정보들이다. 일례로 설 연휴가 막 끝난 지난달 28일에는 모 기업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해 서울 종로구에 소재하는 본사 건물이 전체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는 지라시가 SNS를 통해 퍼졌다. 해당 지라시는 각종 내용으로 여러 번 변형되며 혼란을 불러 일으켰으며, 지라시에 언급된 기업 관계자들은 그날 내내 그에 대한 해명을 요구받았다. 이외에도 확진자들이 이동했던 경로를 비롯해 국내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허위 뉴스까지 퍼지는 등 바이러스보다도 가짜정보가 더욱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에 대해 직접 ‘범죄행위’라고 언급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엄정한 대응을 예고했고, 지자체 수준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하는 등 행동에 나섰지만 이미 퍼진 루머를 컨트롤하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은 분명하다.

한번 퍼진 소문은 바로잡기 힘들다. 특히 이렇듯 거대한 범국가적 재난 상황 앞에서는 더욱 그렇다. 앞서 지난 2015년 전 세계를 강타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에도 과도한 가짜뉴스와 신상 털기가 여러 차례 자정에 대한 필요성이 지적돼 온 바 있다.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자각과 노력이 그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전혜인 산업IT부 기자  hy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