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장안의 화제다. 인기의 중심에는 만년 꼴찌야구팀 드림즈에 부임한 신임단장 백승수(남궁민)의 활약이 있다. 야구 경력이 전무한 그가 팀을 재건해 나가면서 시청률도 껑충 뛰었다. 1회 5.5%로 출발한 전국 시청률은 백승수 단장이 팀의 적폐세력을 철폐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면서도 고위층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에 16.5%로 3배 가량 껑충 뛰었다.
백승수 단장의 리더십은 2무2유로 정의된다. 그는 자신이 세운 원칙에 흔들림이 없다.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4번 타자 임동규(조한선)를 방출시킬 때, 스카우트 비리를 저지른 스카우트 팀장 고세혁(이준혁)을 솎아낼 때도 직원들의 반대에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박힌 돌이 이끼가 더 많다”며 편견에 반기를 든다. 업무에서는 사적감정을 내세우지 않는다. 반발하는 직원이나 굴복시키려는 상사에게도 좀처럼 분개하지 않는다. 백승수가 내세우는 건 데이터와 논리다. 그는 팀을 해체시키려는 구단주 대행 권경민 상무(오정세)에게 “어떤 사람은 3루에서 태어나 놓고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안다”고 꼬집는다. 모든 이들이 반대했던 임동규 방출 때도 철저히 데이터를 분석해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 하지만 타인의 목소리를 경청할 줄도 안다. 그는 이세영(박은빈) 팀장에게 “팀장님이 반발하면 제가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며 “그러면서 내 결정이 옳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고 말한다.
어찌 보면 백승수의 리더십은 별게 없을지 모른다. 원칙에 입각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것.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큰 숲을 보자는 게 백승수 리더십의 실체다. 하지만 꼭 필요한 개혁도 정파적으로 결정되는 우리 사회, 공과 사도 내편, 네편으로 갈라 편들기에 여념이 없는 작금의 현실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백승수의 리더십은 일종의 단비다. ‘스토브리그’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이유다.
조은별 문화부 차장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