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치 혀에 국민들은 분노한다

한장희 기자
입력일 2020-01-19 13:00 수정일 2020-01-19 13:01 발행일 2020-01-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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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증명사진
정치경제부 한장희 기자.

‘세 끝을 조심하라’는 옛말이 있다. 그 ‘세 끝’ 가운데 혀도 포함이 된다. 말을 하기 전 신중히 생각하고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지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선조들의 교훈에도 정치권에서는 총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입을 가볍게 해 구설에 오르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그 논란의 중심에 선 사람이 바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8월 당 대표 취임 이후 준비되지 않은 멘트로 구설에 오르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식적인 회의나 행사 외에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회의가 끝나고 빗발치는 기자들의 질의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하면서 말을 아껴왔다.

그러나 사고는 자신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민주당 유튜브 채널인 ‘씀’에서 터졌다. 이 대표는 인재영입 1호 인사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을 했다. 선천성 장애인은 후천성 장애인에 비해 의지가 약하다는 발언이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민주당은 해당 영상을 내렸고, 다음날 이 대표는 사과의 뜻을 밝혔다. 영입 1호 인사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가 사고로 인해 장애인이 됐지만 좌절하지 않고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했다는 뜻을 전하려는 차원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다지만, 이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12월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서도 장애인을 부정적 의미로 사용했다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미뤄볼 때 이 대표는 평소 장애인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듯 한 모양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인재영입 1호 인사로 장애인을 택해 소외된 계층 보듬고 챙기겠다는 민주당의 구상은 이 대표의 발언으로 의미가 퇴색됐다.

과거에도 집권여당 대표가 노인 비하 발언을 해 곧이어 있던 총선에서 대패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한 마디의 말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다시 복기하기를 고언한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