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뢰 잃은 금융시장, 근본대책 세워라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1-09 14:20 수정일 2020-01-09 16:20 발행일 2020-01-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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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예신 금융증권부 기자

펀드 환매중단으로 물의를 빚었던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 이번엔 폰지사기에 휘말렸다. 라임자산운용은 은 2017년 말 해외 무역금융펀드 상품(플루토-TF 1호)을 만들어 6000억원 규모로 운용했다. 무역금융은 원자재와 상품의 수출입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단기대출해주고 이자를 받아 수익을 내는 펀드인데 이걸 운용하는 미국 소재 해외운용사 IIG에서 이른바 ‘폰지 사기’를 한 점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폰지사기’란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 혹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형 금융사기를 뜻한다. 

거기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의 불법 행위에 함께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운용과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가 IIG의 손실 및 폰지 사기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이번 라임사태는 펀드 환매 중단을 넘어 불완전 판매, 금융사기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운용사는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판매사들은 앞다퉈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억울하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자들은 법무법인을 선임했고 은행과 판매사들은 공동대응반을 꾸려 대응하겠다고 입장이다.

아직 라임에 대한 실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금융시장 전반의 신뢰성 하락은 피할 수 없게 됐다. DLF 사태로 인한 타격이 아물기도 전에 라임사태가 터지면서 금융시장 위축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투자자들이 판매사를 믿지 못하면 업계 고사(枯死)는 시간문제다.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제고가 절실한 시점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납땜 처방으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낼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할 때다.

홍예신 금융증권부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