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궁극의 차이를 만드는 사람들> 라인하르트 R. 슈프렝어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01-10 07:30 수정일 2020-05-29 11:27 발행일 2020-01-0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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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

저자인 라인하르트 R. 슈프렝어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불씨가 되었던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주도한 세계적인 경영철학자다. 그는 독일 제조업의 미래는 이제 ‘연결’에 달렸다면서, 그에 걸 맞는 조작을 만드는 것이 기업 경쟁력의 요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조직의 창의력, 창의적인 인재가 앞으로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효율성을 넘어 창의성이 중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다만, ‘혼자 튀는’ 창의적 인재 보다는 ‘협력’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모든 디지털 기술과 기기는 아날로그에서 시작해서 아날로그로 끝난다며, 디지털화의 뿌리 역시 ‘사람’임을 잊지 말라고 권고한다. 책 말미에 적시한 ‘창의력을 키우는 기업문화 원칙 43’은 경영자라면 누구나 음미하고 실천해 봄직한 과제다.

◇ 디지털화의 중심은 인간이다

* 디지털화=연결성 - 저자는 “미래에는 제조하는 자가 아니라 연결된 자가 승리한다”고 말한다. 세계는 연결들의 총체이지, 사물들의 총체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제조는 이제 우리, 특히 독일의 핵심역량이 아니라고 말한다. 디지털화의 올바른 순서는 시장-조직-조직 구성원-기술이라고 강조한다. 소비자와 시장에서부터 디지털화는 시작되어야 하며, 그 다음으로 조직이 그것을 따라야 하며, 조직 구성원들이 뒤따라야 하며, 그 후에야 비로소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날로그가 우선이고 디지털은 그 다음이라는 얘기다.

* 디지털화의 중심은 ‘사람’ - 기술 혁명이나 기계의 힘, 알고리즘의 지배가 아니라 오직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근본에 집중하는 행위가 바로 디지털화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 방법은 고객을 다시 끌어들이고, 타인과 다시 협력하고, 창의력을 다시 키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업 전체가 고객의 장에서 생각해야 하며, 고객과 함께 진화의 발걸음을 내딛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협력의 기초 하에 기업을 뒤집어 회사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하며, 효율성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저자는 목소리를 높인다.

* ‘코닥 모먼트’(Kodak-moment) - 이 문구는 ‘삶의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라’는 한 아날로그 카메라 회사가 내세운 광고 문구였다. 하지만 이 회사는 현실에 안주한 채 몰락했고, 이 용어는 이제 ‘기업을 궁지에 몰아넣은 디지털화의 강한 압박’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제는 “한번 생각해 봅시다”라는 말 보다는 “한번 시도해 봅시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언제나 ‘지금’이 가장 적당한 때라는 얘기다.

◇ 고객보다 고객을 더 잘 알도록 노력하라

* 기업을 조정하는 것은 ‘경영진’이 아니라 ‘고객’ - “경영진이 기업이라는 키를 쥐고 있다는 것은 근거 없는 믿음”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실제로 기업을 조정하는 것은 고객이라는 것이다. 경영자는 직원들이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감독해야 한다고 말한다.

* 수익을 포기한 아마존의 승부수 - 아마존 창업주 베조스는 “경쟁자가 아니라 고객에 주목하라”며 아무리 수익성 높은 정책이라도 그것이 고객 신뢰를 배반한다면 과감하게 폐지한다. “돈을 쥔 사람은 고객이다. 경쟁사는 절대로 우리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게 베조스의 경영철학이다. 아마존은 이를 근거로 이윤을 깔끔하게 포기했다. 베조스는 “경쟁사가 얻는 매매차익이 나에게는 기회”라며, 눈 앞의 이익보다는 미래의 매상 증가로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아마존의 매출은 매년 약 20%씩 성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익을 재투자로 돌려 순이익은 별로다. 매출 중 10%를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도 낮은 수익률의 한 원인이지만 이것이 아마존 다운 모습이다. 덕분에 아마존의 충성고객 비율은 9.7% 로 단연 최고다. 애플이 4.4%로 한찬 뒤에 있다. 독일기업인 도이치텔레콤과 BMW가 다음이다.

* 고객의 가려운 부분 ‘통점’ - 고객이 어떤 부분을 불만스럽게 여기는 지를 파악해 거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고객이 느끼는 가려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의 입장이 되어 소비자가 무얼 기대할 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소비자 스스로보다 소비자를 더 잘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 콜 센터를 없애라 - 콜 센터에 의존하기 보다는 ‘경영자’가 가장 높은 곳에서 유일한 콜센터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언제든 고객이 닿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 직원 스스로 결정하게 하라 - “스스로 결정하라!” 2017년 아마존이 인수한 식품유통업체 홀푸드가 고수한 원칙이다. 고객의 우선권이 규칙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고객과 접촉하는 직원들에게 광범위한 결정권을 부여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직원들도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자율적으로 결정해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는 직원이 고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느라 관행에서 벗어난 결정을 내렸을 경우 그것을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 협력 문화를 확산시켜라… 개인은 없다

* 조직 지도자의 자세 - 지도자는 조직의 생존을 위해 도저히 외면할 수 없을 때에만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규칙을 되도록 적게 만들고, 규칙을 검토하고 대부분 폐지한 다음 남은 것만 유지하고, 규칙에서 벗어나도 좋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 혼자 튀는 직원을 내쫒아라 -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협력을 부정한다. 이런 직원을 과감히 해고함으로써 협력을 우선에 둔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해고까지 불사한다는 태도 보여주어야 디지털 환경에서 협력이 우선적으로 존중되어야 할 가치로 여겨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 협력 문화 도입시 중요점 - 기업에 다시 한번 협력 문화를 도입할 때 중요한 것은 공통의 문제를 찾고 거기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에게 어떤 공통의 문제가 있는가, 우리는 왜 협력해야만 하나, 이 구성단위 또는 부서에 독자성을 부여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 스티브 잡스의 최고 제품은 ‘팀’ - 잡스에게 그가 만든 것 중 가장 뛰어난 제품이 무엇이냐 묻자 “내가 애플에서 구성한 팀”이라고 답했다. 필립 실러, 조너선 아이브, 피터 오펜하이머, 존 루빈스타인, 토니 파델, 팀 쿡 등. 그로부터 2년 후 이들은 아이폰을 처음 선보인다. 경영자의 인간에 대한 통찰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아야 한다.

* 같은 공간에서 일해야 ‘팀 정신’ 생긴다 - 여러 팀이 물리적으로 가까운 공간에 위치할 때, 그리고 우연이든 아니든 팀 리더들이 매일 마주칠 때, 어쨌든 각 팀원들이 혼자서 고군분투할 때보다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한 지붕 아래’ 전략은 하버드대학 연구등을 통해 학문적으로도 유효성이 검증된 방법이다.

* 작은 조직이 성과를 낸다 - IMD 세계경쟁력센터가 발표한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가장 경쟁력 있다고 평가되는 상위 10개국 보면, 연방국가인 미국을 제외하면 모두 작은 나라들이다. 이를 결정하는 요소는 뛰어난 유연성과 적은 규제, 작접적인 책임 등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중국의 화웨이는 대표적인 ‘작은 조직의 성공 모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조직을 민첩성있게 에자일(Agile)하게 만들어 성공한 케이스라는 것이다. 3만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각각 20명씩으로 나워 소규모 연합을 구성하고 이 연합이 모인 하나의 결합체를 만들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 ‘천재’들도 ‘팀’과 함께 했다 - 위대한 천재들은 고독한 발명가였나? 그렇지 않다. 발명의 아버지인 토머스 에디슨도 그의 이름으로 함께 연구한 14명과 협력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따라서 직원을 고용할 때는 팀 플레이어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협력이 우선이라는 관점에서, 전문지식이 뛰어난 사람보다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 팀 전체 성과를 인정하고 개인성과 모델에서 벗어나라 - 경영자는 팀 전체를 인정하고 협력의 마음가짐을 갖도록 해야 한다. 직원들이 진심으로 전체를 위해 일하기 바란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특히 경영진은 보너스나 급여가 실적이나 능력에 따른 것이 아니라, 공통된 성공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더 이상 개인의 성과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는 회사의 수가 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하라고 권고한다. ‘우리’로 강력하게 이어진 디지털 환경에서는 개별 성과제가 존재할 필요 없다고 까지 말한다.

◇ ‘창의력의 기업문화’ 키울 경영자의 역할

* 창의력을 키우는 기업 문화 만들기 1 - 지금까지 없던 세상을 상상하라. 모든 직원이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하라. 창의력과 혁신을 구분해, 창의력은 혁신을 위한 전제조건임을 인식하라. 효율적인 창의력과 지속적인 창의력, 파괴적인 창의력 등 세 가지 창의력 유형을 구분해 기업에 맞는 것을 취하도록 하라. 창의력은 협력에서 탄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창의성은 연결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창의력을 활용하라. 사람들의 개성을 신뢰하라. 우연과 행운,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인정하라. 말하는 대신 질문하라. 창의성을 저지하지 않는 데서 출발하라. 창의성을 외부에 위탁하지 말라. 외부의 자원으로 스스로를 정제하라.

* 창의력을 키우는 기업 문화 만들기 2 - 기존의 공식에서 벗어나라. 과거의 성공을 믿지 말라. (애플이 아이폰으로 아이핏을 먹여 삼켰듯이) 스스로를 잡아 먹어라. 미래에서 현재의 회사를 바라보라. 합의에 따라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라. 보상은 창의성을 망친다. 혁신을 관리하지 말고, 혁신 담당자를 없애라. 신뢰는 창의성의 기반이다. 1등을 따라하면 1등이 될 수 없다. 해커톤(Hackathon)을 시도하라. 다양성과 조화의 균형을 잡아라. 인적 구성의 변화를 성장의 촉진제로 활용하라. 창의성을 촉지하는 공간을 구성하라. 창의적인 혼돈을 조성하라. 실험하고 또 실험하라. 진짜 중요한 것은 아날로그로 표현하라. 실패는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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