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해 주식시장 최우선 과제는 '신뢰 회복'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19-12-26 14:31 수정일 2019-12-26 14:33 발행일 2019-12-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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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

올해 주식시장은 참 다사다난했다. 코스피는 2000선을 위협했고, 코스닥은 장중 500선대까지 떨어지면서 ‘사이드카(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제도)’가 발동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10대 뉴스를 정리하면서, 무엇보다도 주식시장의 ‘신뢰도’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위협받았던 한 해였다고 생각했다.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에 투자하는 파생결합펀드(DLF)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했고, 한 자산운용사에서는 판매한 펀드의 환매를 중단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에 분포한 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른 임상 실패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모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상장사’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유독 다른 나라와 달리 ‘투기’성이 강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기업의 제무재표나 미래 사업성에 대한 기대감 없이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호재와 악재, 지라시 등으로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을 거둬들이는 현상이 만연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뢰를 잃은 주식시장에서 자기 돈이 걸린 투자자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올해도 정보가 부족해 ‘가치투자’에 실패한 개인투자자들은 누굴 탓할 수 있단 말인가? 이를 방증하듯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합산 거래대금은 2017년의 최고치를 좀처럼 깨지 못하고 8조~10조원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뢰는 주식투자의 기본이다. 신뢰가 회복되지 않은 시장에서 투자가 활발해지길 바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의미하는 ‘어불성설(語不成說)’에 불과하다. 당국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빗장을 풀어봐야 아무 소용 없다. 내년에는 부디 주식시장이 신뢰도를 회복해서, 더 많은 ‘개미’들을 유치할 수 있길 바란다.

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